image by Vlastula (flickr.com/photos/vlastula)
성당과 같은 건축물은 주로 교회로부터의 지시나 왕명을 받은 건축가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다시 말해, 교회와 국가로부터 물심양면적인 지원이 있었습니다. 건축이라는 것이 한 두 푼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레고 성 쌓듯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 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인력과 금적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스페인의 한 성당은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성당의 벽돌은 하나 둘 씩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
Justo Gallego Martinez가 성당을 짓기 시작한 해는 1961년, 40년을 훌쩍 넘어 이제 그가 이 일을 시작한 지 반백년에 가까워져 가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근교 마을 Mejorada del Campo에 살고 있는 그는 원래 수도원에서 생활하던 평범한 수사(修士)였지만, 결핵이라는 병을 얻어 몸이 약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수도원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 때 그는 성모 마리아에게 다짐합니다. "병이 낫는다면 당신을 위한 사원을 짓겠습니다." 그는 병이 나앗고,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 평생을 바쳐 성당을 짓고 있는 것입니다. 약속도 약속이지만 그에게 있어서 벽돌을 하나 하나 쌓아 올리는 것은 하나의 고행과도 같습니다.
건설 자재는 대부분 드럼통, 나무, 플라스틱 등의 재활용품이며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는 도르레도 그가 직접 자전거 바퀴를 개조해 만든 것입니다. 물론 다른 공사현장에서 쓰다 남은 건설 자재를 구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붕에 돔을 만들 때는 6명의 조카들이 그에게 도움을 주었고, 여름이면 가끔씩 자원하여 오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험한 작업을 해야하는 경우엔 사람을 사서 공사를 진행해 왔으며 전문가에게 비용을 지불하여 자문을 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쯤되면 여러분에겐 의문점이 하나 생길 것입니다. "도대체 그럼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지?" 다행히 그가 빈털터리는 아닌가 봅니다. 그에게는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있어서, 이 땅을 팔거나 빌려주는 돈과 기부금으로 건설비용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Justo Gallego Martinez. image by gmalon (flickr.com/photos/guillermomalon)
건축가들은 이 성당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지어져 완공되기까지는 약 20~30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의 나이가 여든 셋이라고 한다면 산술적으로 그리고 인간의 수명을 고려해 봤을때 절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의 열정만으로 본다면 그는 이미 성당 10개를 짓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물론 자신과의 약속도 지켰다고 그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금도 성당 안에서 그는 시멘트를 개고 사다리를 올라가 묵묵히 작업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가우디가 몇 백 년이 지나도록 완공하지 못하는 성당을 Martinez 할아버지는 신념 하나만으로 그것도 혼자 힘으로 버티면서 이와 같이 웅장한 예술작품을 탄생시켰습니다. 만약 이 성당이 그의 손으로 완성된다면 세계 어느 성당과 비교할 수 없는 값어치와 상징성을 지니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가 반드시 이 고행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기를 기대합니다.
Google Earth
Source: City Noise, Wikipedia
약속이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라는 말로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내용이군요.
답글삭제부디 완공되었으면 합니다.
@우울한딱따구리 - 2008/09/01 13:34
답글삭제저 할아버지의 신념과 의지가 부럽습니다. 또한 신앙의 힘이란 것이 그토록 대단한 것인가 새삼 느낍니다.
그나저나 딱따구리님 오랜만. :)
저도 그 신념이 부럽습니다.
답글삭제사람은 저렇게 살아야지 말입니다.^^
좋은 내용 잘 보고갑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셔요~!!
@명이 - 2008/09/01 20:21
답글삭제고맙습니다. 앞으로는(?) 굳은 신념을 갖고 사시길. ㅎㅎ
명이님도 아름다운 밤 되세요~ ^_^
trackback from: 40년째 홀로 성당을 짓고있는 남자
답글삭제"자신의 병을 낫게 해주면 당신을 위한 사원을 짓겠습니다."<br>믿음만으로 자신이 했던 위의 기도를 실제로 이행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네요<br>무려 40년째 사람들에게 외면받은채로 말이지요...<br>
어익후 정말 대단하신 분이이네요..
답글삭제종교단체에서도 외면을 했다니 이해가 좀 안되는군요~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신앙의 힘이란 종종 경외감을 갖게 하기도, 두려움을 갖게 하기도 하지만...
답글삭제열심히 지어놨더니 '관광지'로 사용될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인상깊군요. 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