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2일 금요일

구글에 의해 간택을 받다

추석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이미 고향에 내려가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간만의 긴 연휴라는 이유 때문에 들뜬 마음으로 오늘을 보내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즐거운 추석이니만큼 가족분들과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제 블로그에 일어나고 있는 oddly하고도 enough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 8일, 심심하던 차에 티스토리 관리페이지에서 리퍼러기록을 둘러보던 중 평소와는 다른, 조금은 이상하다 싶은 유입경로를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빨간색 부분)


아마도 몇몇 분들은 보신 적이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주소를 보고 제 반응은 꼭 이랬습니다. '어, 뭐야. 구글에서 뭘 뒤지는 거야. 뭐가 볼게 있다고.' 발본색원을 결심, 링크를 클릭했습니다. 이윽고 나타난 웹페이지.


옮기자면,
너의 구글메일 계정으로는 EWOQ에 접근할 수 없다. 접근하기 위해서는 제 EWOQ와 연락을 취해보라.

아니 대체 이게 뭐란 말입니까. 듣도 보도 못한 EWOQ와 연락을 취해보라니.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EWOQ에 대해 알아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다음검색을 이용해 봤습니다. 예전에도 추측불가능한 유입경로를 검색하자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계셨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무수한 정보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딱 두 곳. 낚시광준 초리님NmindPlus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두 분 모두 각각 2007년과 2006년에 저와 같은 경험을 했다는 내용이었고, 구글 검색을 해 본 후에 '구글 비밀 연구소'라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신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좀 더 상세한 정보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구글에서 EWOQ를 검색해 보기로 했습니다. 역시 구글 검색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 구글이 명성을 얻기 시작하던 때부터 EWOQ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여러 포럼을 통해 오가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신빙성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Search Bistro라는 웹사이트의 글로서, 유럽 IT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네덜란드인 Henk van Ess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현재는 운영이 중단된 것 같습니다만, 한창일 당시에 구글 담당자로 보이는 사람과 언쟁(?)을 벌여가며까지 이 EWOQ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더보기

그의 글은 제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고, 그래서 구글을 좀 더 뒤져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EWOQ에 관한 내부 문건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PDF파일인데, 페이지마다 구글의 기밀문건(Proprietary and Confidential)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어, 차마 이곳에서 모든 것을 밝힐 수 없다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EWOQ가 구글 검색결과의 등급 또는 스팸여부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일종의 '평가 시스템'이라는 것과, 이 문서에 의하면 앞서 Henk가 언급했던 내용이 대부분 사실인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는 Search Bistro에 Henk와 Google Guy라고 밝힌 구글직원이 주고받은 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문건에 따르면, 구글이 정해놓은 등급은 총 13단계로서, (Vital, Useful, Relevant, Not Relevant, Off-topic, Didn't Load, Foreign Language, Unratable), (Not Spam, Maybe Spam, Spam), (Pornography, Malicious)로 구분지어 검색결과에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image by -bast-

종합해 본다면, 구글이 저를 어여삐 여긴 나머지 Oddly Enough를 '간택'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사실, 8일 이후부터 (제 기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심리상태를 뭐라고 하죠?) 구글에서 유입되어 오는 리퍼러 기록을 따라가 보면, 약 90%이상이 구글 검색결과의 첫 페이지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도 가끔씩 구글 유입경로들을 확인해 봤지만, 이렇게 첫 페이지에 걸려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Oddly Enough가 어떤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구글의 '페이지 랭크' 알고리즘(위 내용과 관련하여 잠깐 언급됩니다)에 의해 검색결과의 상위에 랭크될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EWOQ에 대한 것은 여기까지이며 만약 위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구글이 저를 '간택'해 준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매우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아부아부) 아니면 뭐... -_-a. EWOQ에 대해 상세히 설명된 국내 문건은 없길래 이에 대해 한 두 세 문단 설명하고 접으려 했건만, 쓰고보니 일이 너무 커져버렸습니다. 설마 이 일로 구글의 눈밖에 나서 제 블로그가 "Malicious"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리되면 정말...OMG. 냐하하하하햗히하

추. 첫 번째 그림에서 보라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도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저 유입키워드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live.com 로봇으로 밝혀짐)


왠지 관련있을 것 같은 글

개발자들을 안아 줍시다
구글 크롬 안내서의 작지만 큰 실수
7주동안 개인정보 노출한 미국 프린스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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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개:

  1. 흥미로운 주제의 글 잘 보고 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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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reenfrog - 2008/09/12 16:58
    저만 흥미롭게 느꼈던 것은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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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에엣, 회사라서 사진은 볼 수가 없으니, 정작 퇴근후에나 확인가능하겠군요. 무척이나 궁금한데 말이에요. :P

    그나저나 간택이라니...

    오드리님, 수청은 언제 드시는 겁니까 그럼!



    그러고 보면, 이제 이 블로그에서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못보게 되는 걸까요? "malicious" 라니... 냐하하하하햗하하 (/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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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간택을 감축드리옵니다..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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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Ruud - 2008/09/12 22:29
    수청은...들라면 들어야지요. 제가 좀 비굴합니다. 앗핫핫

    벌써부터 공익광고만 나와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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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Raylene - 2008/09/12 23:48
    이거 축하를 받아야하는 분위긴지 아닌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는군요. 그래도 일단 축하는 받아야죠. 아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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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저도 감축드리어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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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전 구글에서 자꾸 '이쁜*지'라는 검색어로 들어옵니다.



    어떤날은 유입어 1위를 차지하기까지 ㅠㅠ..



    ...... 검색결과를 보니..



    "순천만의 이쁜 일몰은 보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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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별헤는밤* - 2008/09/13 04:52
    고마워요. 냐하하하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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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김치군 - 2008/09/13 09:49
    김치군님이나 저나 앞으로 검색어 유입을 신경써서 글을 써야합니다. 그 사람들이 들어와서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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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최근에 live search에서 검색 로봇을 쏟아 부은 것 같아요.

    전혀 관련 없는 검색어를 마구 크롤링하더군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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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ginu - 2008/09/13 13:43
    로봇이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제 아이디로 검색해 들어오니까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군요. 어떻게 차단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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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trackback from: 이 리퍼러는 어디에서 들어 오는 것일까??
    오늘 작업중 머리가 앞아 오랜만에 리퍼러 기록을 보았습니다. 최근에 접속 사용자도 많지 않고 해서 리퍼러를 잘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눈에 뛰게구글에서 들어온게 많아서 한번 클릭 해봤더니 이런 오류가 났습니다.EWOQ 멘버가 아니라 접속 할 수 없다고 한다. 음 EWOQ가 무엇일까? 하고 구글에서 찾아보았습니다.구글 비밀연구소같은 곳이더군요 아마 서치 엔진 개발에 대한 비밀 그룹인것 같은데 어떤것으로 검색한건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ㅎ 아무튼 생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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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Oddly Enough에 올라온 대부분의 글이 너무 재밌어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네요.



    Live Search에서 특정 검색어로 하루에도 수 백번씩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서 저는 아예 블락을 시켜버렸습니다. 방문자 수만 보고 좋아라 했다가, 바로 실망을 하게 만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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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1stgood - 2008/09/18 03:01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황공하여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live search로의 유입은..저도 차단할까 했지만, 음...그냥 열린 블로그로 가려구요. 로봇이건 사람이건 나에게 해를 주지않은 방문객은 대환영!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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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제가 저기서 일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여기가 선택되거나 한 건 아니고 단지 rating 할 때 링크된 페이지를 연 것 뿐입니다. 실망시켜드렸다면 죄송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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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Assessor - 2008/12/19 07:24
    죄송할것 까지야. ㅎㅎ 간택은 살짝 희화화 하자는 의도에서 선택한 단어였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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