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4일 화요일

완벽에 가까운 캐나다 공영 자전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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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gizmag.com

국제유가가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요즘, 여러분들은 가계비 절약을 위해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계신가요? 제 주위에서는 갖고있던 차를 팔았다는 얘기도 들립니다만.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없다면, 아마도 최선의 방법은 '하이브리드'일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도 하이브리드적인 요소를 도입하자는 것입니다. 자동차+자전거=하이브리드생활. 그럴듯한 공식 아닌가요? ^^;;

가뜩이나 운동부족으로 인한 발병률이 높은 현대인들에게 유가상승이란 위기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지도 모릅니다. 즉, 위기라고만 여기지 말고 발상을 전환하여 우리에게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는 말씀입니다. 발상을 전환하면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것이 다시 우리의 고정관념이 될 것입니다.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市는 친환경 및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프랑스 파리의 Velib을 본뜬 공영자전거 시스템(Public Bike System)의 디자인을 완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PBS는 이미 파리를 비롯한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며, 우리나라도 이르면 2008년 하반기부터 이 공영자전거를 경기도 고양시와 과천시, 부천시, 경남 창원시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자전거 보유비율은 높지만, 이용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는 PBS가 완비된다면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영자전거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대체에너지와 함께 고유가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전거가 생활화 된다면 국민건강은 물론, 나아가서는 환경보호에도 이바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자전거만 보급한다고 해서 이 모든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이 PBS도 유지보수라는 두가지 요건이 함께 뒤따라 가야합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993년 Community Bicycle Program(공영자전거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영국의 캠브리지市는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첫 날, 보급되었던 300대의 자전거를 단 하루만에 도둑맞고 말았습니다. 예전 네덜란드 관련 포스트에도 소개해 드렸듯이 유럽은 자전거가 생활화 되어있는 대신, 자전거를 도둑맞는 일도 그만큼 많습니다. 물론 도난방지 대비책이 미비했기 때문에 이러한 '참극'이 벌어졌는 지도 모릅니다. 또한, 당시에는 도난방지 기술에도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이번 몬트리올市가 발표한 PBS 디자인이 실제로 적용이 된다면 도난방지환경보호에 관한한 세계 최고의 시스템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Michel Dallaire가 디자인을 맡은 몬트리올 PBS는 자전거 거치대가 도시의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설치와 제거 그리고 확장이 간편하게 설계되어 있고, 태양에너지로 작동되는 요금정산기(신용카드와 회원카드만 사용가능)와 시내의 거치대끼리 무선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무선통신이 가능하니 이 시스템에 대한 막대한 기초공사(땅을 뒤 업는 등)가 필요없겠죠.

그리고 모든 자전거에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을 접목시켜, 타 거치대에 반납 시에도 똑같이 대여료 중 일부가 반납되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PBS 자전거를 일반적인 도구로는 부품이 해체될 수 없도록 디자인할 것이라고 합니다. 파리의 Velib의 자전거와 같이 케이블, 변속기어와 브레이크 시스템 등의 주요 부품을 보호장치로 가리고 최대한 튼튼하게 만든다는 것이 디자이너의 설명입니다.


발표 그대로라면 일단 미관과 친환경면에서는 합격점입니다. 그러나 과연 이 기술로 자전거 도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냐의 여부가 몬트리올 PBS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자전거 도둑의 '올바른 참여'도 필요합니다. 앞뒤 살피지 않고 작정하고 달려드는 사람을 막을 도리는 없으니까요. 또한, 캐나다 몬트리올 시민들의 도덕성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이 프로젝트를 지켜보면 대충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행 단 하루만에 자전거 300대를 도둑맞은 영국의 캠브리지자전거 훔치는 법을 가르치는 네덜란드의 경우와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우리나라 공영자전거 시스템도 너무 성급하게 밀어 부쳐 단순한 보급.설치에만 그치지 말고, 다른 나라의 경우를 교훈삼아 면밀히 연구검토하는 등 유지관리 부분에 확실한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아예 우리나라의 자동차 위주 교통정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행자와 자전거 위주로 전환하여 궁극적으로 일석 사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 프랑스 파리의 Velib에 대한 댓글이나 트랙백 환영합니다.

UPDATE(08.7.8, 11:08) 우리나라 공영자전거 지자체 추진담당자이신 carerice님께서 감사하게도 직접 우리나라 PBS 현 상황에 대해서 언급해 주셨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carerice님.



댓글 9개:

  1. 300이란 숫자 제가 좀 좋아하는데(영화땜시)

    하루만에 300대 도둑맞다니 좀짱인듯..



    저도 이제 출퇴근용으로 자전거를 타볼까 하고 있어요. 근데

    비올 땐 출근하기 엄청 싫을 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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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Ray - 2008/06/24 23:31
    많이 짱이죠. ^^



    비가 그렇게 많이 오지 않는이상 방수점퍼(고어텍스 짱임)를 하나 장만하셔서 모자쓰고 타고 다니세요. 탁월한 선택이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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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말 대단하군요... 하루에 300대 도둑 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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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말.... 훔쳐가기 딱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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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지우개닷컴 - 2008/06/25 16:23
    뭐 좀 그렇죠. ㅋㅋ 시민들을 너무 믿지 않았나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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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김치군 - 2008/06/25 17:55
    그래도 훔치면 안돼죠! ㅋㅋ 영국에선 잠깐 세우더래도 자전거 자물쇠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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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공영자전거가 참 매력적인 녹색교통 대안인 것은 사실이지만

    구축과 유지비용이 엄청나기에 쉽게 도입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참고로 프랑스 벨립즈의 경우 키오스크, 자전거, 거치대, 관제시스템 등 하드웨어 구축 비용이 자전거 1대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700백만원/대가 소요되었습니다.



    게다가 운영비용의 경우 파리시의 모든 광고권리를 가지고 있다지만

    추산하기로는 연간 약 40억원 가량 소요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도입하자고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주도되었으나,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게 되면서 지금은 일선 지자체에 모든 부담을 전가시키고 두 손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술적으로는 그렇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자전거 1대당 구축비용으로 환산시 약 300백만원/대가 소요되는 문제이므로 도입 운영을 이상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몬트리올의 자료를 소개하고 링크 걸어주신 점은 감사합니다~

    업무에 참고하겠습니다. ^^



    공영자전거 도입 추진 지자체 담당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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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carerice - 2008/07/08 10:38
    두 손 놓고 있군요. 허허..당시 인터넷에서 추진중이라는 기사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또한 비용문제도 어느정도 해결되리라 생각했는데..그리 낙관적이지 못하군요. 업데이트하겠습니다. 그리고,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서 알려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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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관련글들을 읽고 있었는데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친절한 위키 링크로 더 많은 정보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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