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4일 수요일

물고기를 산 채로 꿀꺽 - 벨기에 Krakelingen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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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arel Lampaert (flickr.com/photos/karel_lampaert)


벨기에의 작은 마을 Geraardsbergen에서는 매년 2월 24일 Krakelingen Festival이 열립니다. Geraardsbergen 마을사람들이 그 고장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퍼레이드를 펼치고 바로 그 곳에서 krakelingen이라는 이 지방 고유의 작은 빵(프레첼모양)을 사람들에게 던져주는 행사도 같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맘때쯤이면 항상 언론과 동물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는데요, 그 이유가 빵을 던져주는 사람들이 그 전에 하는 독특한 행동때문입니다. 이 특권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유명인사들로 구성이 되는데,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 복장을 한 어르신들이 성배모양의 잔에 와인과 물고기를 산채로 담가서 유명인사들에게 전달하면, 와인과 함께 잔에서 퍼덕대고 있는 물고기를 그대로 삼킨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에 우리가 회를 먹듯 이 사람들도 씹어서 삼키는 줄로만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산 물고기를 마신다'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이 행사의 모습을 담은 한 사진작가의 갤러리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잔 위에 펄떡거리는 물고기도 보입니다.)

2.5cm정도의 회색빛이 나는 이 불쌍한(?) 주인공은 grondeling이라 불리는 물고기이고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그 녀석의 모습을 검색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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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ndeling ㅠ.ㅜ



이 물고기도 죽지 않은 이상 살기위해 사람의 뱃속에서 계속 꿈틀댈텐데 그 느낌은 어떨까요? 산낙지 먹는 것과 비슷하려나요? 그보다는 훨씬 더 명랑하지 않을까요? 저는 산낙지도 먹어보질 못해서 좀처럼 그 느낌을 상상하기가 힘듭니다.

이 페스티벌에는 한가지 걱정이 있다는데, 동물애호가들의 비난이 아닌 grondeling이라는 물고기의 크기가 점점 커진다는 것입니다. Geraardsbergen 마을 주민들은 동물애호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물고기를 '삼키는' 그들만의 행사를 절대로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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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arel Lampaert (flickr.com/photos/karel_lampa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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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kelingen Festival은 중세시대에 있었던 한 전쟁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이 전쟁에서 성 안에 오랜시간 포위당하고 있던 군사들이 성 밖의 적군을 향해 krakelingen이라는 이 빵을 마구 집어 던져 자신들은 음식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과시했던 것에서 기원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Geraardsbergen이라는 마을은 수도 브뤼셀에서 서쪽으로 약 3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댓글 4개:

  1. 겨울철에 먹는 빙어 보다도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좋은정보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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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ream - 2008/06/04 23:17
    황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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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윽 끔찍해라..;;;;;;;

    뭐 안에 들어가면 위산땜에 죽긴 하겠지만...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꽤나 괴로울 것 같아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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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Ray - 2008/06/05 07:10
    우리나라에서도 산낙지 먹던 사람이 죽는 일도 있듯이 혹시나 물고기가 기도로 잘못 들어간다면...아,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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