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9일 일요일

숫자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아마존 원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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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내용과 무관합니다. image by chany14 (flickr.com/photos/chanycrystal)

만약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하나, 둘, 셋 같은 숫자를 셀 수 있는 단어가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일단은 돈에 대한 개념이 없을 것이고, 또 수학이라는 과목도 지구상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언어들이 존재하는 남아메리카는 그 언어 중 절반이 전혀 연구조차되지도 않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이들은 다른 어떤 언어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소위 '고립언어'라고 불립니다. 최근 MIT의 한 연구팀이 이런 고립언어를 사용하는 남아메리카 부족들 중 브라질의 아마존 강 유역에서 살고 있는 한 부족의 언어가 숫자를 지칭하는 단어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그들은 숫자 대신 뭉뚱그린 개념인 '조금', '많은'외에는 양을 표현하는 어떠한 단어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양을 나타내기 위해 단순히 '하나, 둘, 많은'만을 사용하는 언어가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본 적은 있지만, 그보다 더 숫자에 문외한인 언어가 있다니 사실 개인적으로는 반갑습니다. 반가운 이유는 마지막 단락에서 설명합니다.

이 언어는 약 300명으로 구성된 Piraha 족에 의해 사용되며, MIT 연구팀이 10부터 1까지 셈하는 것을 지켜 본 결과 대여섯 개의 물건은 '둘'로 추정되는 단어를 사용했고, 한 개에서 네 개 사이는 모두 '하나'로 통칭했다고 합니다. 이에 연구팀은 이 부족이 사용하는 단어가 숫자라고는 볼 수 없으며 단순히 일정치 않은 수량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단어에 불과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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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내용과 무관합니다. image by World Bank Photo Collection (flickr.com/photos/worldbank)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이라는 책에 의하면 지구상의 언어적 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에는 세계인구의 약 4%만이 살고 있지만, 이 지역에서 세계 모든 언어의 약 60%가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주로 동남아시아남아메리카의 원주민 거주지역입니다.

이런 수많은 언어가 고립되어 기록조차 되지 못한 채 소리없이 사라져 가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언어학자 중 이런 언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대부분 영어와 같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용하는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들 뿐입니다. 여기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존재하나 봅니다. 언어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학자들이라면, 이렇게 소멸위기에 처한 언어를 연구하고 기록해야 할 최소한의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Source: MIT News


댓글 6개:

  1. 어떻게 대화할지 엄청 궁금해요..

    아예 우리네가 대화하는 것과는 기본조차 다르겠지요??



    하나,둘, 많이 라니 왠지 단순해서 좋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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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Ray - 2008/06/30 03:20
    저도 많이 궁금하답니다. ^^ 좀 괜찮아 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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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런 다양한 언어들이 사라져 가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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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컴속의 나 - 2008/10/18 20:51
    그러게 말이죠. 언어가 살아야 문화도 사는 법인데,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는 당사자들은 얼마나 안타깝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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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런 언어일수록 세계적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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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한성민 - 2009/06/22 19:27
    응? 이거 꽤 오래전에 쓴 글인데 어인 일로 여기까지. : )

    혹시 관심블로그 알리미에 이 글이 떴나요? 텍큐닷컴이 가끔 그러던데.

    언어가 그 나라 또는 민족, 종족 문화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이렇게 사라져 가는 언어를 보노라면 참 안타깝습니다. 영어에 환장한 우리나라도 어서 정신차리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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