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8일 월요일

터키 고수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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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쯤이었습니다. 무엇인가를 찾아 열심히 구글링을 하고 있던 중, 구글 검색페이지에 영어로 쓰여 있었지만 상당히 친근한 이름의 블로그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블로그 이름은 바로 'Gosu Blogger', '고수 블로거'였습니다. 검색창에는 이 웹사이트 내용이 영어로 적혀 있었기에 어떤 한국 사람이 '고수'란 한글단어를 앞세워 영어로 운영하는 블로그인가보다 하고 무심코 링크를 클릭했습니다. 하지만, 의자 등받이에 편하게 기대어 느긋하게 인터넷 서핑을 즐기던 저는 이 웹사이트 첫 페이지가 나타나자마자 눈 앞에 번개가 내려친 듯 매우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Gosu Blogger'란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은 터키인으로 자신이 이제 18살이라는 것을 오른편 사이드바를 통해 밝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gosu'란 글자는 각각 다른 뜻을 가진 한글단어와 터키단어가 영문으로 표기되는 과정에서 비롯된 단순한 우연일 뿐인가 하고 이 블로그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Abou Me' 페이지가 있어 이 청년이 어떤 뜻으로 'gosu'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Gosu'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고수(高手)'와 똑같은 뜻으로 이 블로그에서 쓰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 그가 알고 있던 '고수'의 뜻은 조금 달랐지만,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잘 나타내 주고 있는 단어임이 분명했습니다. 자신을 Onur라고 밝히는 이 청년은 블로그를 통해 돈도 벌고, 아울러 명성도 얻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이 블로그를 방문해 보면 발견하실 수도 있겠지만, '고수'란 단어의 뜻을 명확히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댓글을 통해 이 곳을 찾은 배경과 그에게 고수의 정확한(?) 우리말 뜻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로부터 한달 후 오늘, 리퍼러를 확인하던 도중 낯익은 이름의 블로그 링크가 있었지만 도저히 누구의 블로그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 확인해 보니, 바로 이 터키 블로깅 고수님의 블로그였고, 그제서야 머리나쁜 제 자신을 탓하며 '아, 얘!'라는 탄성과 함께 잊고 지냈던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움이 앞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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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svenwerk (flickr.com/photos/svenwerk)


비록 한국말은 못하지만 한국인을 아주 좋아한다고 밝혔던 터키 청년. 과연 무엇이 이 청년으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갖게 했을까 궁금합니다. 더불어 10년 전 난생 처음 만났던 터키사람과의 묘한 경쟁구도로 인해 터키라는 나라의 첫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앞으로 Onur로 인해 그간의 묵은 감정을 씻어 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 오늘, 딱히 쓸거리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이 정도면 oddly enough하겠다 싶어 작성해 봤지만, 여전히 날로 먹은 포스팅이란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저의 희생양이 된 터키의 Gosu 블로거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이 자리를 빌려, 앞으로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그가 원하는 돈과 명예를 거머 쥘 수 있기 바란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Onur, I hope you to be famous and make a lot of money online as well as off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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