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6일 토요일

젓가락, 그리고 서양인들의 몸부림

사용자 삽입 이미지

image from wikimedia

젓가락전 세계인구의 약 1/4이 사용하는 worldwide(?)한 식사도구지만, 그 중 80%는 한국, 일본, 중국 이 세 나라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 이들 세 나라의 음식문화가 전 세계에 전해져 이제는 서양인들도 식당에서 뿐만 아니라 간혹 가정에서까지 젓가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아울러 Wiki나 기타 여러 웹사이트에서 젓가락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글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알기쉽게 직접 사진까지 덧붙여 젓가락 쥐는 법을 설명하고 있지만, 댓글을 살펴보면 그래도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사실 현재는 어렵지 않게 젓가락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뿐이지 처음 젓가락질을 배울 때는 나름대로의 시행착오주변의 질책도 받아가며 서럽게 배웠을 것입니다. 다소 엄한 저희 집 가풍덕택에 저는 어렸을 적 젓가락질을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올바르게 잡는 방법까지 습득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성장기에는 뜻한 바(응?)가 있어 왼손으로 젓가락질 하는 방법도 터득하여 지금은 오른손과 왼손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젓가락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비록 사람마다의 취향과 습관이 맞물려 젓가락 쥐는 방법도 다양하고 꼭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 잘먹는 것은 아니나, 젓가락질은 그 사람의 성격을 판단할 수 있는 잣대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 주변에서 만큼은 이 방법이 약 60%는 통하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젓가락질을 잘 못하면 장가가기 힘들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사위될 사람의 젓가락질 하는 모습으로부터 단점이나 장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말이겠죠. 이렇게 젓가락은 식사도구를 떠나 우리 생활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포크와 칼을 이용해서 식사하는 것이 처음엔 서툴듯이 젓가락 문화권에 속하지 않는 나라 사람들도 젓가락을 사용하여 음식을 집어 든다는 것이 많이 어려울 것입니다. 더군다나 젓가락은 포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사용방법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동양음식을 좋아하는 일부 서양인들은 그들만의 젓가락을 만들기도 합니다. 다소 안쓰럽기도 하고 그 노력이 가상한 나머지 예전에 알고 지내던 한 외국인에게 저만의 젓가락 쥐는 법을 전수(?)해 준 적도 있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아주 좋아하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이렇게 노력하는 외국인들이 있는 반면에, 약간의 트릭을 이용해서 젓가락질을 쉽게 해보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젓가락질을 잘 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중 10개 정도를 모아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갖가지 아이디어로 음식을 쉽게 입에 넣으려는 그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금은 힘들더라도 그들 앞에 보이는 언덕까지만 참고 기다린다면, 계속 내리막길일텐데도 그들은 먼 길을 되돌아 가려 하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한편으론, 얼마나 답답하면 이런 도구들을 만들었을까하는 생각도 드는데, 식탁에 앉아 겨우 음식 한점 집어 먹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자신들의 처지가 바보스럽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혹여 이런 치사(?)한 방법으로 젓가락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을 보게되면 그들에게 정도(正道)를 가르쳐 줄 것입니다. 습관이 되어 버리지 않은 이상 그것이 훨씬 더 쉽게, 그리고 단기간에 젓가락질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위키피디아에는 젓가락이 어떻게 설명되어 있나 읽어보다 우리나라의 식사습관에 대해 잘 못 적혀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심끝에 아래와 같이 고쳐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궁금하군요.
수정전) They are used to pick up food onto the spoon, which then send food into the mouth. - (한국인들은)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숟가락에 얹은 다음 입으로 넣는다.
수정후) They are sometimes used to pick up food onto the spoon, which then send food into the mouth. - (한국인들은) 가끔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숟가락에 얹은 다음 입으로 넣기도 한다.
* 의역있음



댓글 12개:

  1. 전 현재 일본의 모 국립대학에 유학중이고 몇달 전에 학교 유학생들이 일본에서 옻칠한 젓가락으로 유명한 후쿠이현 오바마시를 다녀왔습니다. 거기에 젓가락 공방이 있어서, 젓가락 쥐는 법을 가르치는 젓가락교실도 있어서 다녀왔는데, 거기에 써진 말이...

    "젓가락은 일본의 문화입니다" 였어요.

    마치 젓가락이 일본만의 문화인 것처럼 말하는 게 약간 답답했달까요.

    같이 참가했던 외국인유학생들 모두 젓가락 사용은 능숙해서 그냥 별로 신경 안 쓰고 들었지만,

    정말이지 젓가락 인구에 대해 그리고 동양 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모르는 외국인이 거길 간다면, 정말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우리나라만의 젓가락 문화를 잘 알려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답글삭제
  2. @g - 2008/07/26 15:30
    문제로군요. 문화적인 열등감을 이겨내려면 왜곡이라도 하겠다는 그들의 심보가 참 고약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말씀대로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들에게 만큼은 제대로된 우리문화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g님도 같이 수학하시는 외국인들에게라도 제대로 된 문화를 알려주세요. 개인적으로 아주 도움이 되는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수석졸업하세요! ^_^

    답글삭제
  3. "성장기에 뜻한 바가 있어" 무슨 뜻으로 그러신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이상하십니다.

    답글삭제
  4. 마지막에 번역이 약간 잘못된것 같은데,

    They 는 Chopsticks 를 말하기때문에

    "젓가락은 음식을 집어 숟가락에 얹는데 이용되고..."

    이게 좀더 자연스러운것 같습니다.

    답글삭제
  5. @foog - 2008/07/26 17:31
    ㅋㅎㅎ 별다른 뜻은 없어요. 그냥 비상시를 대비하기 위함이었죠. ;-) 연습해 놓으시면 한결 편하답니다.

    답글삭제
  6. @케니 - 2008/07/26 21:41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사람을 앞에 놓는 게 저한테는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케니님처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테니 의역이 있었음을 명시하겠습니다. ^_^

    답글삭제
  7. 엇, 마지막에서 두번째는 제 여동생이 사용하던거군요 ㅎㅎㅎ

    조금 늦둥이라 ㅋ

    답글삭제
  8. @마티오 - 2008/07/30 12:30
    우리나라에서 만든 젓가락이더군요.

    동생분이 많이 귀여우시겠습니다. 한편으론 걱정도 되시겠고. ;-)

    답글삭제
  9. ㅎㅎㅎ 저도 젓가락질은 참 못하는데 ㅠㅠ..

    답글삭제
  10. @김치군 - 2008/07/30 14:23
    저한테 배우셔야겠군요. 후후후

    답글삭제
  11. 놀라운 점은 몇 년 전에 호주에 처음 갔을 때 상당 수의 호주인들이 젓가락을 사용하고 또 쌀을 먹는 것에 정말 놀랐었습니다.

    이민자들이 많아서인지 분위기상 다양한 동양음식을 접하다 보니 그런 것도 같아요. 전 그들이 젓가락질 전혀 못할 줄 알았는데 일본식 데리야끼누들,쌀밥,커리 등등 잘도 젓가락질 잘 하더군요. 동양음식에도 익숙한 분위기였구요.

    답글삭제
  12. @katey - 2008/07/30 22:56
    말씀대로 동양음식이 많이 유입된 덕택이 아닐까요? 그들이 고기만 먹는 것 같아도 쌀도 많이 찾는답니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은 쌀이 거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죠.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