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0일 목요일

방 세개 딸린 집 한채가 단돈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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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redit: thisislondon

전망좋은 바닷가에 자리잡은 방 세개짜리 집 한채 값이 달랑 2000원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영국의 한 바닷가 마을에는 이런 집들이 수두룩합니다. 제가 알기로 영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 10여년 간 호황을 누려왔습니다. 비록 최근들어 거품이 걷힐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허름한 2층 단독주택 한 채 값이 우리 돈 3억원을 넘는 것은 예사라고 볼 때, 2000원이란 가격은 너무나도 터무니없어 보입니다.

영국 동부의 Norwich 지방 Happisburgh에서는 최근 청천벽력같은 소식으로 인해 마을 전체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고 합니다. 이 마을에 사는 Jane Archer라는 여성이 은행융자를 받기 위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내놓았지만, 은행에서 평가한 이 집의 가치는 단돈 £1(약 2000원)에 불과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마을이 예전부터 바닷물에 의한 해변침식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말이 2000원이지, 부동산에 £1라는 가격을 매긴다는 것은 가치가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987년 그녀가 이 집을 구입할 당시 가격은 약 4000만원 가량이었고 바다와 집 사이 거리도 약 450m였지만, 현재 그 집의 은행평가액은 2000원이며 바다와의 거리는 불과 50m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그대로 '쪽박' 신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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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면 그녀가 살고있는 집은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은 듯해 보입니다. 주홍빛 지붕으로 지어진 집은 Archer의 집보다 훨씬 비싸보이는데, 바다와의 거리는 더 가깝습니다. 이 집도 역시 평가액은 2000원이겠죠. 울며 겨자먹기로 위험이 코앞에 닥칠 때까지, 영국정부에서 대책이나 보상을 마련해 줄 때까지 눌러 앉아야 할 것 같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영국정부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지 않은 상태이며, 그러는 사이 이 곳에 있던 스무채의 집이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아마도 영국정부는 이 지역을 포기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포기할 땐 포기하더라도 그 곳의 주민들을 위해 적법한 방안을 마련해 줘야하는 것이 옳은 듯 한데, 이런 것을 보면 선진국이라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Source: thisislondon


댓글 40개:

  1. 이거 원... 부동산은 폭락해도 땅은 남는다는 말이 이 경우엔 해당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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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oog - 2008/07/10 16:38
    그러게 말이죠. 영국정부에서 어떻게 처리할런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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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요리보고조리보고2008년 7월 10일 오후 5:34

    거긴 침식으로 해변가 언덕이 다 없어지는 판에 땅이 없어지는데 집이 뭔소용..난 또 뭐라고~~~ 파도가 와서 땅을 깎아버리면 그 위에있는 집은? 해일에 날라가는거나 마찬가지지 거져 준대도 못 살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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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영국 정부가 포기한게 아니구요.

    인위적으로 침식을 막았다가...

    자연으로 부터 뜻하지 않은 더 큰 재해를 당할 수 있으니...

    자연이 흐르는대로 그냥 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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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요리보고조리보고 - 2008/07/10 17:34
    요리보고조리보고님 말씀대로 그런 이유때문에 은행에서 저 집의 가치를 2000원으로 결정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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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재밌는 글들 잘 봤습니다.

    그리고 한글서체가 아주 예쁜데 이름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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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푸우대장 - 2008/07/10 18:11
    푸우대장님 말씀을 긍정적 포기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저는 영국정부가 어차피 침식될 지역에 돈을 쓸 바에야 다른 곳에 쓰려고 한다는 생각입니다. 침식을 막기 위해선 지금처럼 나무로 만든 방파제로는 어림도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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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수안이네 - 2008/07/10 18:29
    고맙습니다.

    아..이거이 그..최신 유행하는(?) '맑은고딕'체랍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새 운영체제인 비스타에 포함시키면서 유명인사(!)가 된 폰트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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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공포의 집 체험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숙박비 얼마하고 경매 내놓으면 일일 숙박권이 아주 잘팔릴 것 같은데, 그 돈 모아 새집을 마련할 수도 있고...나라면, 파도가 치는 저런 집에서 한번 자보는 게 소원인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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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기인숙 - 2008/07/10 20:38
    영화 '1408'의 존 쿠삭같은 사람들을 노린다 이건가요? ㅎㅎ 발상을 180도 전환시키는 기인숙님의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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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가격이 2000원이란 얘기가 아닌것 같은데...2008년 7월 10일 오후 9:53

    담보로 잡기위해 은행이 평가한 문서의 가격이 1파운드라는 얘기는,

    가격을 평가할 수 없다는 얘기죠...

    (대출을 해주고 싶지 않거나...)



    우리도 상징적으로 1원 내고 공공기관 발주에 입찰하는 경우를

    신문에서 가끔씩 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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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빙하가 녹아 점점 땅이 침수되고 있다는 말이 남말이 아니었군요,, 점점 실감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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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가격이 2000원이란 얘기가 아닌것 같은데... - 2008/07/10 21:53
    2000원이란 것은 말씀하신 대로 대출불가능의 상징적인 의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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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빨간펜♥ - 2008/07/10 22:03
    빨간펜님, 제가 조사해보질 않았기 때문에 이 것이 해빙현상때문이라고는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같은 댓글이 두 개가 있어 하나 삭제토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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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당연하죠! 그렇다고 국가 예산을 털어 특정 개인들을 위해서 해면 침식을 막아 개인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쓰면 이것은 불법이죠! 당연히 거주자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떠 맡아야 합니다!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매년 거금을 들여 국가에게 방지대책을 세워 달라는 것은 터무니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특히 동해의 해변 침식! 이거 다 한나라당의원들이 동해 해안 도로 만들면서 나타난 인재입니다. 이것은 엄연히 인재라 한나라당에서 다 배상해야죠! 보상이 아니라 배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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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왜 개인의 재산을 정부가 물려줘야 하는지 좀 이상하네요. 그런 지역을 피해서 집을 구했어야죠.

    사실 개인이 완벽하게 자연재해나 재해가 없을 지역에 주거를 정한다는 건 쉬운일이 아닙니다만.. 그래서 보험이 있고, 사회보장이 있는거겠죠. 이중으로 정부가 돈을 들일 수는 없는거죠. 이제부터라도 본인들이 깨닫고 준비를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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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하늘사랑` - 2008/07/10 23:34
    저는 거주자들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전가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이 '선택'해서 그곳에 거주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인재가 아닌 천재입니다. 또한 주민들도 정부에게 '전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본문에 '적법'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천재에 의해 국토가 소실되고 있는데, 국가가 주민들에게만 책임을 떠안기며 손을 놓고 있는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여겨집니다. 더군다나 Happisburgh지역은 문화유산도 더러 있고 역사가 깊은 곳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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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오늘드맑음 - 2008/07/10 23:43
    댓글 고맙습니다, 오늘드맑음님. 죄송하지만, 하늘사랑님과 같은 의견을 갖고 계신것 같아 하늘사랑님 댓글에 대한 답변으로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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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음 저는 읽고 헉 완전 불쌍..솔직히 오렌지색 지붕 집 주인이 더불쌍..(훨씬 더 비싸보이고, 훨씬 더 가까우니까요;) 참 안됬다..이런 생각밖에 안들었는데 국가보상차원에 대해 생각하는 윗분들같은 분들이 있다니..



    저 왠지 1차원적인 사람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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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아무도 보험 얘기는 하지않는군요.

    보험을 들어두지 않았나요, 이 집주인은?

    천재에 의해 집이 상하거나 할 경우 보험에서 커버가 되겠죠.

    그때까지는 이집에서 살수 있을것이고, 그 후는 보험이...



    대출을 못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가는것이..보험을 담보로도 대출이 가능하지 않나요? 한마디로 보험을 들어두지 않았다면 모든상황이 설명이 되네요. 바닷가 살면서 그 생각을 안하다니..안타깝네요. 이런경우 정부에서도 어찌 할까말까를 망설일 만 하군요. 개인적으로는 도와주었으면..하는 바램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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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아마 민영화 때문이 아닐까요.

    영국도 민영화 때문에 고생이 심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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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제생각엔 마을 단위문제이상인것 같은데 해당하는거주민들도 꽤나될듯하고요 당연히 정부에서 대처해주어야하는거아닌지..소규모 방파제라던가 비용이 많이들면 근접이주라던가.. 거시적으로보면 해안,국경,농토확장및보존을 위해서라도.

    오늘님말씀은 개인이져야한다지만 누가 땅깎여나갈줄 알았을라구여.

    그렇다한다 하더라도 무방치는

    정부존립이유를 알수가없게되죠

    개인이 모든걸(일테면 요즘 먹는거?)책임진다면

    최종적으로

    지구에 태어난 개인의 잘못?? ㅎㅎ

    그나저나 정말 멋진풍경이네요 산골에서 자란지라 더욱 생경한지도모르겠지만 낚시도 잘될지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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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개인을 위해서라2008년 7월 11일 오전 8:36

    개인을 위해 국가 돈을 쓸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시군요

    과연 그렇게만 볼수 있을까요. 저 지역에 사는 사람은 영국 국민이 아닌 모양이죠.

    우리 나라에서도 여름철 홍수 피해 또는 산불 피해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 지금도 세금이 지원되는걸로 아는데 그것 역시 피해 당한 개인을 위한 지원 아니었던가요? 몇 명 이상이어야만 세금보상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건지..

    침식에 의해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것과 홍수/폭우로 피해보는 사람을 위해 돈을 쓰는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왜 그 부분에서 특정개인을 위해 돈을 쓸 필요가 있느냐란 말이 필요한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만약 본인이 저러한 자연피해지역에 있다고 할때 국가로부터 아무런 지원이 없다면 그런말을 할 수 있을까요

    폭우 피해 입은 한 가정이 있다고 칩시다. 그 지역은 해마다 상습 침수 지역입니다. 비만 오면 침수되는거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니 피해를 당해도 세금지원은 안된다는 말인가요. 상습피해 지역이라면 지자체라든지 국가에서 피해가 발생치 않도록 해야하는것 아닌가요. 그것이 국가/지자체의 존재이유 아닌가요.

    영국 정부에서 침식방지를 위한 예산대비 효과가 없다란 판단이 있다면 저 지역의 사람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국가 예산을 지원해서라도 이주시키는게 당연한 도리가 아닐까요. 우리가 댐 건설을 위해 수몰예상지역민을 예산을 지원해가며 강제 이주시키는것과 같은 방법처럼 말입니다. 물론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겠지만 현실은 지꼬리만한 보상이 주어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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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수안이네 - 2008/07/10 18:29
    평범한 굴림체로 보이는데;; 비스타 써야 서체가 달라 보이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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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수안이네 - 2008/07/10 18:29
    XP에서도 맑은고딕체 폰트를 설치하면 쓸 수 있습니다. 저도 XP쓰는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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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Ray - 2008/07/11 01:48
    저랑 똑같은 생각을 하셨구나. ㅎㅎ

    그사람들 얼마나 절망적이겠어요. 아마 사는 낙이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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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안타깝...!!! - 2008/07/11 02:57
    죄송합니다. 보험까지는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에 관한 얘기는 없는 것으로 봐서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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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PAN - 2008/07/11 03:09
    PAN님 께서는 보험민영화를 말씀하시는 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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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흐음 - 2008/07/11 04:16
    근접이주가 괜찮을 것 같군요. 하지만, 이 문제의 대책위같은 곳에선 방파제를 원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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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개인을 위해서라 - 2008/07/11 08:36
    지당하신 말씀 감사합니다. 국가가 손놓고 있다면 국가존재의 의미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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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1파운드집이라고 해서 깜짝놀랬습니다.

    뭐 요새 영국경제도 말이 아닌지라...

    (부동산 폭락에 기름값 폭등에... 그나마 물가는 유지되는듯한..)

    은행이 대출을 막으려고 저런 오묘한짓을 한건지 ;)



    보니까.. 입주민들이 불법적으로 집을 들어선것도 아니고

    엄연히 계획구역인듯한데...

    저지방 카운실 (지방정부) 이제 저런일까지 터졌으니 빨리 손좀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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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지호 - 2008/07/12 00:15
    놀라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 영국 기름값은 이제 리터당 1파운드를 훌쩍 넘었겠군요.



    영국에 계신듯한데 지호님께서 손좀 써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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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2천원이라면 구입하고 싶네요(평가상 가격이라 불가능하겠지만 ㅎㅎ;)



    저런곳에서 압박감을 느껴보며(?) 좀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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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 @김치군 - 2008/07/12 14:10
    압박 제대로 받겠는걸요. 밤에 잠도 못잘거예요 아마.

    그나저나 울릉도 가신다더니 돌아오셨군요! 웰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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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Jane이 일찌감치 저 집을 팔았다면 2000원이란 터무니 없는 낮은 가격에 팔지 않았어도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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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친일파 재산 보상에 여념이 없는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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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진리의지 - 2008/07/13 01:52
    진리의지님 Jane이 집을 판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은행이 저 집을 감정한 평가금액이 2000원이란 말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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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한국은... - 2008/07/13 07:41
    제가 무지하여 뜻하시는 바를 파악하기가 힘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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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저 집도 곧 있으면 바다로 쓸려내려갈지도 모르겠네요.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켜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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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BONEUS - 2008/11/06 21:37
    안타까운 일이지만, 곧 그렇게 되겠죠? 바다를 맞대고 있는 나라들이 장점만 갖고 있는게 아닌가 봅니다. 수심이 낮고 파도만 거세지 않으면 간척이라도 할텐데, 그것도 아닌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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