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1일 월요일

유럽에서 뺨맞는 북경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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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jeroen020 (flickr.com/photos/jeroen020)

유럽 여러 나라 중 가장 맛없고 특색없는 음식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를 꼽으라면 아마도 영국이 몰표를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그 덕택인지 영국의 수도 런던에는 10,000여개에 달하는 세계 각국의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Londoner들이 비유럽 국가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음식점은 중국음식점일 것입니다. 런던의 차이나타운은 말 그대로 런던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명동이나 강남역같은 곳에 차이나타운이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바로 발갛게 잘 익은 상태로 음식점 창가에 먹음직스럽게 걸려 있는 북경오리(Peking Duck)입니다. 이 북경오리는 영국사람들이 즐겨찾는 음식 중 하나이며, 매일 모든 중국음식점들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EU가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 그 이유는 중국음식점이 사용하는 북경오리 요리기구때문입니다. 북경오리는 유럽내에 판매되는 오븐대신 북경오리 요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거대한 요리기구를 사용해야 하는데, 유럽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는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가 없고 맛도 보장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예전부터 런던에 있는 중국사람들은 중국본토에서 공수해 온 요리기구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런던의 웨스트민스터시가 EU가 규정하고 있는 유럽 안전규격(CE: Conformite Europeenne) 표식이 없다며 차이나타운에서의 이 요리기구의 사용을 금지시키고 봉인조치한 것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시는 앞으로 다른 지역 단속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이로 인한 중국음식점들의 피해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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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redit: Ian McIlgorm


이는 비단 중국음식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테이블마다 불판이나 가스버너를 사용하는 런던의 한국음식점들에 대해서도 이와 관련된 제재조치가 2006년부터 취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음식 중 가장 인기있는 메뉴가 불고기삼겹살일진데 한국식당에서 불판사용을 금지시킨다는 것은 팥없는 찐빵이요 소희빠진 원더걸스와 같습니다. 이에 런던 웨스트민스터시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중국인은 울며 겨자먹기로 800만원을 호가하는 요리기구를 구입했지만 이 또한 배달되는데 한달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유럽의 북경오리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EU의 제재에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귀추를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Source: Daily Mail


댓글 2개:

  1.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나마 Fish & Chips는 런던이 최고였습니다. 그렇지도 않다면 정말 좌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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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oog - 2008/07/21 21:14
    피쉔췹스라..음..길거리표는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겠고, 길거리표 말고 포크와 칼들고 먹는 레스토랑의 피쉔췹스는 런던말고도 더러 맛있는 곳도 조금 있더라구요. 찾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ㅋ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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