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5일 화요일

이라크 미군에게 배달된 2000개의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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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3arabawy (flickr.com/photos/elhamalawy)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젊은 나이에 군대에서 2년이라는 긴 기간동안 복무를 하다보면 외부에서 만든 음식이 많이 그립습니다. 그래서 걸릴 경우 심하면 영창(유치장?)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외부음식 무단반입이라는 모험(?)을 강행할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비공식적이 아닌 공식적으로 외부음식이 반입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날은 평소 까탈스럽던 선임병들도 모두 아량이 넓어지곤 합니다. (간사한 것들 -_-b)

얼마 전, 미국은 독립기념일을 맞이했습니다. 이와 같이 경사스러운 날에는 병사들에게도 특식이 주어집니다. 특식이라고 해봐야 과자부스러기와 음료가 전부입니다만, 현재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사들에겐 독립기념일에 맞추어 너무나도 특별한 음식이 미국 본토에서 배달되어 왔습니다. 배달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작전'이라고 해야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의 Elk Grove Village에 사는 퇴역군인 Mark Evans는 그의 아들과 함께 이라크에서 근무하고 있는 병사들을 위해서 300개의 피자를 배달하기로 결심합니다. 다음은 지난 5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진행된 '피자배달작전' 일지입니다.

5월 30일, 오후 9시 45분: Evans와 그의 아들 Kent는 마을의 Lou Malnati's라는 피자가게에서 피자를 먹으며 이라크에 관한 뉴스를 듣습니다. 아들은 Malnati's의 피자를 군인들에게 보낼 수 있을까 궁금해합니다. 아버지는 편지지 뒷면에 그것을 적어 놓습니다.

6월 8일, 아침: Evans는 군과 접촉하여 이라크 미군에게 피자를 보내는 것에 대한 허가를 얻기위해 David H. Petraeus 장군 사무실로 이메일을 보냅니다.

6월 9일, 아침: Petraeus 장군이 이를 허가합니다.

6월 9일: Evans는 Lou Malnati's에 전화했고, Malnati's 측이 이에 동의. 가격도 상당부분 할인해줄 것을 약속합니다.

6월 19일, 아침: Evans가 DHL의 모회사인 Deutsche Post World Net의 CEO Frank Appel에게 전화를 걸어 배송협력을 요청합니다. DHL로 이메일이 보내졌고, 마침내 19일 자정, 미군 판매담당인 Eathan Mattern에게 연락이 닿습니다.

6월 20일, 아침: Mattern이 Evans에게 피자 무료배송을 약속합니다.

6월 21일: Evans는 기부금을 모금하기 위해 "Pizzas 4 Patriots"이라는 전단지를 제작하여 쇼핑센터를 찾아 온 사람들에게 나눠줍니다.

6월 24일, 오후 6시 36분: The Tribune을 포함한 많은 지방 뉴스방송국들이 이 소식을 다룬 AP 뉴스를 전했고, 당초 목표였던 피자 300개가 라디오와 TV방송에 힘입어 2000개로 늘어납니다.

6월 27일, 오후 3시: DHL 트럭이 냉동된 피자를 집하하기 위해 Lou Malnati's의 본사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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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redit: foodite

6월 27일, 오후 10시: DHL의 727기가 2000개의 피자를 싣고 O'Hare 국제공항을 출발합니다. 이후 약 5일에 걸쳐, 오하이오 주의 Wilmington과 뉴욕 바레인에 있는 공항을 거친 뒤 바그다드에 도착하게 됩니다.

7월 1일: 바레인에서의 모래폭풍때문에 발이 묶입니다. 대기시간 동안 피자가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7,000(약 7백만원)의 추가비용을 들여 드라이 아이스로 재포장합니다.

7월 2일, 오전 2시 15분(시카고 시간): 피자가 바그다드에 도착합니다. 피자가 배달된 것을 목격한 군인들은 환호성을 지릅니다.

7월 4일, 오전 10시~오후 2시(바그다드 시간): 피자가 마침내 군인들에게 제공됩니다. 1인당 지름 20cm 피자의 1/4을 배급받습니다. Evans는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장병 모두가 본토에서 보낸 피자를 맛볼 수 있도록 또다른 야심찬 계획을 고심합니다.

* 의역있음

한 아이의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 계획이 비록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이라크에서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에겐 더할나위없는 격려와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전 세계적으로 욕을 먹고 있는 것도, 생각해보면 장병 개개인에 대한 질타는 아닙니다. 우리가 이라크 자이툰 부대 장병들을 원망하지 않듯이 말입니다. 비판을 받아야 하고 원성을 들어야할 사람들은 따로 있습니다.


이 글은 미국 Chicago Tribune지에 실린 "How U.S. troops got deep-dish pizzas" 기사를 쓴 기자 Louis R. Carlozo에게 동의를 얻어 우리말로 옮긴 것이므로 이 글의 무단 스크랩을 금합니다.

Source: Chicago Tribune

댓글 9개:

  1. 저런 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할텐데... ^^



    가슴 찡~한 사연!!! 아마도 미국 드라마로 만들어질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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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바른 애국 - 2008/07/15 19:04
    바른 애국님 시나리오작가 확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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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독도에서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열어 대한민국 영토임을 열방에 알립시다!
    독도에서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열어 대한민국 영토임을 열방에 알립시다! 드디어 일본이 이명박 대통령님의 한일신시대 제의를 배반하고독도 영유권을 학생들에게 교육시키겠다고 도발을 해왔습니다.과거에 얽메이지 않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우리의 제의에 정면 배치되는 것입니다.미래로 나아감은 한국과 일본이 뜻을 같이할 때 가능한 것이지,일본이 이렇게 나온다면 더이상 미래로 갈 수 없습니다.4.3.제주폭동토벌대의 후예인 대한민국 경찰은 일본의 독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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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런 뻘짓하려고 군대를 이라크에 보냈던가?

    쓸데없는 기름낭비에...자원낭비...ㅉㅉㅉ

    역시나 미국은 쑈를 잘한다...이게 바로 쌩~쑈~

    피자가 엄청나게 특별한 재료로 만드는 것도 아닌데...

    또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말고 미대사관은 특별한 건물과 위락시설

    그리고 주방을 준비한것으로 알고 있다...

    1류 요리사들은 미대사관과 군장성들을 위하여 온갖 특별한 서비스를

    이미하고 있는데...이런 뻘짓을 계획하고 또 광고하는것은 참으로

    유치하고 저급한 언론플레이일뿐이다.

    이는 단적으로 무의미한 전쟁에 내몰리는 무식한 빈민촌 청년들이였던 현재의 미군들을 흥분시키고 군사기 진작고양이라는 미명하에 자신들의 부와 힘을 가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피자에 드는 비행기기름값으로 빈민촌 사람들을 위한 자금으로 쓰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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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11 - 2008/07/15 20:31
    이런 의견도 있어야죠. ^^ 고맙습니다.

    특히 기름값으로 빈민을 도우라는 말씀 마음에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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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오늘 YTN 돌발영상을 보니 독도에 민주당과 한나라당원들이 같은날 서로 방문했더군요. 헬기타고.



    뭔 쑈냐... 생각했지만 민주당은 피자를 한나라당은 치킨을 싸가서 대원들을 주더군요.



    같은 부대 출신으로 후배들이 꽤나 반가웠을겁니다. 고생스러워도 사제 피자와 치킨이라니... 거기다 두 패거리 다 같은 날 와준것도 서로 다른날 온것보단 낫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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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ㅇㅇㅇㅇ - 2008/07/15 23:14
    맞습니다. 비록 상징적인 방문이긴 하나 음식만큼은 반가웠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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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국가를 위하여 출동한 젊은이게 저런이벤트(?)는 미국이 아니면 못하는일이군요 역시 강국은 다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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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OSCAR - 2008/07/19 19:42
    우리나라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아마 더한 것도 보낼 수 있을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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