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3일 수요일

펭귄 서식지 알아내는 엉뚱한 방법

과학은 때론 엉뚱하다. 최근에 남극대륙에 사는 펭귄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펭귄 서식지를 찾고자 동원한 방법은 기발하지만 내가 봤을 땐 다소 엉뚱하기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날씨를 자랑하는 남극의 겨울 동안엔 황제 펭귄이 모여 사는 곳을 추적할 수 없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영국 남극 탐사단(BAS)이 최근 한 과학 저널을 통해 38개의 서식지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다며 그 비결을 밝혔다. 이 과학자들은 남극대륙 위성사진에 드문드문 나타난 갈색 부분에 주목했다.

photo via British Antarctic Survey. 크게보기

위 사진에서 펭귄 주위로 마치 흙을 가져다 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황제 펭귄이 배설한 흔적이다. 황제 펭귄이 번식기가 되면 약 8개월 동안 한 자리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성 탓에 서식지가 배설물로 색이 변해(지저분해져) 우주에서 찍은 사진으로도 분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놀라운 발견이라며 이제 펭귄의 겨울철 서식지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물론 남극대륙에 펭귄 무리가 총 몇 개인지, 총 개체 수는 얼마나 되는지 밝혀내는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펭귄 처지에서 보면 어처구니없게도 깨끗하게 처리하지 못한 잘못으로 말미암아 사생활이 낱낱이 드러난 셈이다. 따라서 이 놀라운(?) 발견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무슨 일이든 뒤처리는 깔끔하게. -_-

Source: British Antarctic Surv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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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개:

  1. 위성사진에서 보일 정도면 도대체 어느정도의 양이 있는 걸까요...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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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Xeonia - 2009/06/03 11:23
    축척으로 따지면 반경 500미터 정도가 배설물로 뒤덮인 거 같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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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트위터에서 오자마자 간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댓글 달고 가잖아요............. 댓글 달고 읽어봐야지. ㅎㅎㅎ

    enjoy your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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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마치 우주에서 만리장성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군요 :)



    교훈보고 생각나서 끄적여보는거지만 일본사람들은 공공화장실에서 큰일을 본후에 변기 커버를 휴지로 손수 닦고 나온다고 합니다. 남을 위한 배려라는데 참 부럽더군요...

    (하지만 알고있는 나도 귀찮아서 안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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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별헤는밤* - 2009/06/03 11:29
    아아앗!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는 별헤는밤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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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인간은 모여서 배설하지 않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

    인간이 모여서 배설하는 곳은 모두 지붕이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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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역시나 뒤처리를 제대로 안하면 행적이 밝혀지는군요...

    유부남이라면 항상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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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오늘은 라면을 먹고 있어요. 갑자기 남극가서 라면 끓여 먹으면 어떤 맛일까? 궁금해 지네용..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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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설마 위치가 알려졌다고 자기들 끼리 탓하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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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Joshua.J - 2009/06/03 11:33
    헐... 뒤처리가 참 깔끔하네요. 어떤 사람들은 귀찮아서 물도 안 내리고 나오는 판국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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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mooo - 2009/06/03 11:34
    지붕이... 있군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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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Kuro™ - 2009/06/03 11:38
    유부남이신 Kuro님은 항상 뒤처리를 깔끔하게 하고 다니시나 보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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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모노피스 - 2009/06/03 11:42
    남극에서 라면을 끓여먹다간 입에 들어 가기도 전에 다 얼어 붙을 듯. ㅋㅋ 밖에서 먹는다면 말이죠. 저도 이제 점심 먹으러 가야겠네요. 라면을 먹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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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어찌할가 - 2009/06/03 11:45
    엄... 한참 인터넷에 떠돌던 펭귄이 펭귄 물에 빠뜨리는 사진이 떠오르네요. ㅋㅋ 아마 그렇게 자책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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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참으로 다양한 소재를 발굴해 내시는군요~ 주인장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밥을 너무 일찍 먹고, 잠을 너무 일찍(?) 잔 탓에 급 졸려하고 있었는데, 엉뚱한 방법을 듣고 났더니 관련 기사가 막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ㅋㅋㅋ (초롱~ 초롱~~)

    그러나 나이가 있는 관계로.. 일단 책상 위로 철푸덕~ 엎어졌다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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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ㅎㅎㅎ 정말 과학적인 방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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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odlinuf - 2009/06/03 12:20
    듣고보니 주인장님 말씀처럼 그런 사연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역시 세상사는 매일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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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저기 새깧맣게 서잇는것들이 펭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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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남극에서 서식하는 펭귄이야 흰도화지에 선명하게 흔적을 남긴다 하지만, 갈라파고스 제도나 남아프리카,남아메리카 지역같은 따뜻한 곳에 서식하는 애들은 확인하기가 좀 애매하겠네요.하핫.

    그나저나 저 엄청난 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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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Joshua.J - 2009/06/03 11:33
    일본은 공중화장실에서도 그냥 일어서서 나오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기 때문에 종종 외국에서 볼일을 보고 그냥 나오는 실례를 범하기도 한다더군요.



    뒷처리는 깔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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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제가 전에 일하던 호텔에

    남극기지로 가는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왔었지요.

    늦은 밤부터 이른 아침까지 일을 했기에 보통 새벽에 체크아웃하는 기지연구원들하고 종종 얘기를 했는데요.

    재미있더라구요.

    여름엔 날씨도 꽤 좋다고.... 겨울은 뭐.... 잘 안나간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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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과학은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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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저런 식으로 배설물이 천적에게 자기 위치를 알릴 수 있기 때문에 작은 동물들은 배설물도 일부러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처리한다던데... 펭귄들은 적이 없나보군요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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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위성 사진에서 보일 정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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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그래서 군인들이 전쟁터에서 변처리에 신경쓰는거죠.(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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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trackback from: odlinuf의 생각
    최신 기술 동원해서 펭귄 서식지 알아내는 방법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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