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9일 화요일

여성이 남성보다 DIY 조립에 능하다

세계적인 DIY(Do It Yourself) 가구 및 인테리어 부품 업체인 IKEA가 지금까지의 편견을 뒤집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DIY 가구는 부피가 크고 또 그것을 조립하는 것은 비교적 힘을 요구하는 일이라 일반적으로 남성이 해야 하는 일로 여겨왔다. 그런데 IKEA가 발표한 것을 보면 DIY 제품을 조립하는 데 있어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능하다고 한다.

조사대상에 포함된 남성 대부분은 DIY 조립 설명서를 읽지도 않고 '그까짓 거'라고 여기는 인식이 강해 모든 부품을 한군데 쏟아놓고 조립하는 반면에, 여성은 일단 설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읽으면서 작업에 임하고 부품도 순서대로 정리해 놓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조사가 이루어졌던 독일의 한 IKEA 매장의 고객 중 70%는 여성이라고 한다. 남성들은 완제품 가구를 더 선호하는 것일까?

음...도전욕구가 불끈! image by Roberto Rizzato [저작권 CCL]

개인적으로 이 결과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올해 초, DIY 책상을 주문해서 조립할 때 바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설명서가 있긴 했지만 대충 훑어보고서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책상 다리를 하나 조립하고 나서 뭔가 이상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좌우가 바뀌었던 것. 구차한 변명을 하자면 책상이 'L'자형인데다 책상 다리도 기존에 보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게다가 드라이버 하나만 있으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건 큰 오산이었다. 수동 드라이버로만 조립했다면 아마도 병원 신세를 졌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주위를 수소문하여 전동 드라이버를 구하고 나서야 무사히 조립을 마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것을 일반화할 생각은 없다. 매장 하나에서 도출된 결과일 뿐더러 여성보다 꼼꼼한 남성도 세상엔 얼마든지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반대도 있을 수 있지만.

이 기사를 읽으면서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남성은 운전하고 가다 길을 잃으면 좀처럼 남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지금이야 GPS 장치가 있어 그럴 일은 줄었지만, 그런 남성을 옆에서 지켜보는 여성은 얼마나 답답할까. 남성들이여, 도움을 청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여자 앞에서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기보단 함께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자. 그것이 현명한 길이다.


Source: Telegraph


여성에겐 육감, 남성에겐 바람기 알아채는 감
한국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웹사이트
바람피우는 남자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여성은 마세라티를 보면 흥분한다?
나는 니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고 있다


댓글 11개:

  1. 뭐랄까... 남성이 설명서를 잘 안 보는건 짬밥 찬 병장이 이등병처럼 일일이 매뉴얼을 보지 않아도 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러다 저리 가끔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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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ㅋㅋㅋㅋㅋㅋㅋㅋ 악 저도 그런 적 있는데 ㅋㅋㅋㅋㅋ

    이층침대를 조립할 때...기둥마개를 바꿔서 낀 거에요 ㄱ-ㅣ

    전 좀 남성적인 면이 있나봐요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해버려요

    물론 설명서 보면서 천천히 따라하긴 하는데 부품은 봐서 좀 비슷하면..ㅋㅋ; 그래서 풀었다 다시 조립했다 하는 일도 잦았지요.

    흠 전 대체 정체가 뭘까요 ㄱ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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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나인테일 - 2008/12/09 23:46
    바로 그런 사고들이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ikea의 설명입니다. ㅎㅎ 나인테일님도 저와 비슷한 과(?)에 속하시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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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Raylene - 2008/12/10 03:54
    아니 어떻게 이층침대를 사다가 조립할 생각을 하실 수 있죠? 혹시...들고 오셨나요. -_-

    그런데 정체가 뭡니까 대체! ㅋㅋ 레이님은 성격이 살짝 급해서 그랬던게 아닐까요? 그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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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설명서를 2번 완독후 작업에 들어가므로 예외인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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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YoshiToshi - 2008/12/10 11:47
    예외라고 할 수 있지만...'집요'와도 일맥상통.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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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재미있는 사실이네요^^ㅎㅎ



    일단 저도 조립하는걸 좋아하지만 설명서 없이 만드는걸 굉장히 좋아합니다.



    시행착오를 여러번겪지만 조립하는데 있어서 설명서만 보고하면 창의성이랄까



    나중에 해체하고 설명서없이 조립해보라고 하면 남자들이 더 잘만드는 이유도 여기있죠



    남자 여자를 따지는것보다 시행착오를 겪어서 조립하는게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자기걸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과 전혀 다른부류의 조립도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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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ㅋㅋㅋ 전 그럼 남자과(?)인가보네요.

    설명서 보는 걸 무지 귀찮아 하는지라, 전 우선 우선 물건이 오면 대충 때려맞춰서 조립하는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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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남성들은 완성된 제품을 '뜯어보는 것'을 즐기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어렸을 때는 드라이버로 나사만 있으면 풀어서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곤 했는데...요즘은 가전제품이 뜯기가 쉽지 않게 되어 있어서 부러지거나 망가질까봐 나사를 못풀겠다능;; 워낙 정교하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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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IKEA 에서 저도 몇번 조립 가능한걸 사본적 있는데

    일반적인 구조랑 야간 달라서 ㅎㄷㄷ



    조립 설명서를 정독 하지않으면 더 오래걸리더군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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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동의합니다..

    조립설명서 없는 조립식 가구도 우여곡절 끝에 조립했다능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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