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2일 일요일

시스코가 가수들 앨범 배급도 하나?

세계적인 네트워킹 기업인 Cisco Systems(이하 시스코)가 한 가수의 앨범을 암암리에 배급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농담입니다. :-) 그런데, 요즘 네트워크 분야와는 전혀 상관없는 시스코 관련 소식들이 간간이 들리고 있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지난 10월 8일, 호주의 한 시스템 개발자가 시스코로부터 새로운 VPN 하드웨어와 함께 최신 VPN client 소프트웨어를 배송받았습니다. 그는 새 VPN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기 위해 컴퓨터 드라이브에 CD를 넣었지만 곧 아연실색하게 되는데, 그 까닭은 설치화면이 화면상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난데없이 웬 음악이 흘러나왔기 때문입니다.
[VPN: 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 사설 네트워크]

즉,

이런 류의 화면이 나타나야 하는데


이와 같은 음악이 흘러나왔던 것입니다.

시스코社가 음반업계에 야심찬 '첫 발'을 내딛으면서 선택한 이 앨범은 위 샘플음악을 비롯하여 총 12곡으로 구성된 Diego Rivas의 멕시코 음악이었습니다. Narcocorrido라 불리는 이 멕시코 음악은, 이름에 포함된 'narco'덕택에 마약을 운반하는 사람들에 의해 애창되며 멕시코 북부에서는 매우 유명한, 범죄자들의 음악이라고 합니다.
[narco: 마약을 의미하는 'narcotics'의 준말]

시스코는 아직 이 음악이 자사의 소프트웨어 CD에 녹음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며, 단지 CD를 만드는 공장의 누군가가 실수로 저지른 일이 아닌가 하고 추측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고객들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Cisco is aware of that some customers have received defective VPN Client CDs as part of recent orders. Manufacturing is aware of this problem and is actively reshipping new media to impacted customers. Defective VPN Client CDs can be identified by the following marking on the back of the media which ends in "MX21511/4".

저희 시스코는 최근 주문과 관련하여 일부 고객님들께 하자있는 VPN Client CD가 배송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시스코 제조부문도 이같은 문제점을 숙지하여 피해를 입으신 고객분들께 새 CD를 보내드리기 위해 현재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위 사례와 관련한 불량 VPN Client CD 뒷면에는 "MX21511/4"로 끝나는 일련번호가 표시되어 있으니 확인바랍니다.

※ 의역, 오역있음

이 사건이 일어나기 약 2주 전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시스코사의 홈페이지에서 영문 소문자 't'가 사라지는 해괴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image via sophos

약 한 시간여가 지나고 나서야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는데, 위 사건과 함께 세계최대 네트워크 장비 회사인 시스코로서는 망신이 이만저만이 아니로군요. 혹시 여러분이나 여러분 주위에도 이 CD를 받은 분들이 계신가요? 혹시 나중에 그 VPN Client CD가 어마어마한 가치를 인정받아 희귀품 소장자들 사이에서 비싸게 팔릴 지도 모르니 시스코사에 반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고이 보관해 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보입니다. :-)


Source: The Register

왠지 관련있어 보이는 글

블로그에 직장생활을 언급해선 안 되는 이유
아날로그적인 노트북 도난 방지장치
필터링도 되지않는 세계 최강 스팸메일
다음도 나를 간택한 것인가?
구글에 의해 간택을 받다
조기를 게양하느니 사표를 쓰겠다


댓글 12개:

  1. 범죄자들의 음악...설마 "니들 털렸뜸 ㅎㅎ;;" 란 의미의 승리선언!

    답글삭제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정도면 굴욕 수준인데요?

    답글삭제
  3. @요시토시 - 2008/10/12 18:01
    보람찬! 하루일을! 끝마치고서~~ ㅋㅋ

    답글삭제
  4. @아크몬드 - 2008/10/12 18:46
    어처구니가 좀 없죠. :-)

    답글삭제
  5. @활의노래 - 2008/10/12 18:49
    전산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기도 합니다. :)

    답글삭제
  6. 저걸 받은 개발자들은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요?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답글삭제
  7. @뚜찌`zXie - 2008/10/12 21:34
    우리가 옆에서 봐도 어이없는데, 하물며 돈주고 샀던 제품에 저따위 실수가 있었으니. 하긴 너무 어이없어서 웃고 말았을 수도 있을겁니다. ㅎㅎㅎ

    답글삭제
  8. 진짜 어이없네요 ㅎㅎㅎ ㄱ-

    전 시스코 엄청 선전 때리길래 뭔회사인가..했는데 이런 회사였군요 실망! ㅎㅎ

    전 자꾸 세스코가 생각나서...음 미국에도 벌레박멸 회사가 있나 근데 뭐 저리 크게 선전하나...ㅎㅎ 생각도 했었어요

    답글삭제
  9. 전 세스코라고 읽고 들어왔다능 --;; 킁~

    답글삭제
  10. @Ray - 2008/10/13 00:48
    세스코 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언뜻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음...어쩐다. 뭐..회사이름이 저렇게 생겨먹은걸요. 아하하하

    답글삭제
  11. @김기자 - 2008/10/13 11:41
    본의아니게 낚시가 되어버렸습니다요, 김기자님. :)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