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2일 금요일

화(火)세식 변기로 환경보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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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forbescreative (flickr.com/photos/bpuppy)

지난해 말, 영국의 인디펜던스誌인류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도구 백 한 가지를 선정하여 특집기사를 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목록에는 누구나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사용하는(거의 모두겠지만) 아주 친숙한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수세식 변기(flushing toliet). 이 기사에 의하면 수세식 변기는 16세기 영국의 Sir John Harrington에 의해 처음으로 고안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백 년 혹은 몇 천 년 후에 다시 인디펜던스가 똑같은 주제의 기사를 작성한다면 그때는 수세식(水洗式) 변기가 화세식(火洗式) 변기로 바뀌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상상해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전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현 시점에 화장실에서 물 대신 불을 이용한다는 것은 상식을 뒤엎은 훌륭한 아이디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국의 ECOJOHN이라는 회사는 기존 수세식 변기의 단점을 없앤 화세식 변기를 제작.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처음 개발했는 지의 여부는 모름) 외관은 아래 사진과 같이 우리가 사용하는 수세식 변기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다만 좌변기 뒷 부분에 연통(煙筒)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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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식 변기가 배설물을 물을 이용하여 씻어 내리는 장치라면, (제가 이름 붙인) 화세식 변기는 용무를 본 후 변기뚜껑을 덮고 스위치를 누르면 변기 내부에서 배설물을 연소시키는 방식입니다. 연소가 시작되면 재는 변기 내부에 담겨지고, 재가 축적된 상자를 한 달에 한 번 정도(4인 기준)만 갈아 주면 된다고 합니다. 아울러 변기를 불로 세척하기 때문에 세균이나 냄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이 변기가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과 이동화장실 시설에 유용할 것이라는 것은 장점으로 작용하겠지만, 배설물을 연소시키기 위해 프로판이나 경유 등의 화석연료가 사용되기 때문에 또다른 환경오염원이 될 수 있습니다. 수 백년 후, 이 화세식 변기가 인류생활에 도움을 주는 도구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연료의 대체가 시급합니다.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이라면, 연료폭발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 화세식 변기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이 된다면, 화장실 문화가 물에서 불로 바뀌는 혁명(!!)이 일어나지는 않을까요.

Source: Green Daily, ECOJOHN



댓글 13개:

  1. 근데요 습관적으로 앉아서 레버 누르는 사람들은 어떡하죠?

    엉덩이 불나는 것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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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정원 - 2008/08/22 21:24
    스위치를 꼭꼭 숨겨놔야겠죠. ㅋㅋ

    직접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측해 보자면, 뚜껑이 닫혀야만 변기가 작동하는 등의 어떤 안전장치가 있을 겁니다. ^_^

    정원님 이 변기시대가 오면 습관 바꾸셔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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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무 생각 없이 읽어내려 가다가 정원님 댓글보고 움찔.

    화장실 물 내리기 무섭겠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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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Ruud - 2008/08/22 23:48
    Ruud님 '물'이 아니라 '불'이라니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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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요거이 상용화되면 화장실습기문제는 걱정이 없겠군뇨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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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Raylene - 2008/08/23 00:52
    이미 상용화되어 '미국'에서 팔리고 있대요. 한 리뷰어가 친척집에서 써봤다며 'awesome!!'이란 표현을 쓰더군요. 레이님도 한 대 장만하셔서 한국 최초의 리뷰어가 되보시는게 어떠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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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어이쿠..



    잘못 누르면.. 엉덩이 밑으로 불이 확?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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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김치군 - 2008/08/24 20:55
    신선한 느낌일 거란 생각 안드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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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진짜 엉덩이 잘못하다 타는거 아닌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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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trackback from: 잘만든 파워포인트와 사랑받는 블로그의 공통점
    대학교에 들어가면 파워포인트로 프리젠테이션을 할 일이 참 많이 생기죠. 특히, 경영학과 학생들이라면 프로젝트를 부여받고 프리젠테이션을 해야할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건 제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나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어떤 수업을 신청해도 프리젠테이션의 압박이 따라다녔거든요. 무대공포증까지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죽을 맛이죠. [Image: ivanlanin] 그런데, 다른 사람이나 팀이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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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마키디어 - 2008/09/11 16:48
    뜨뜻하고 좋죠 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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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우리나라도 이런 장치가 비슷하게 있었답니다. 마을 공터에 좀 나즈마한 웅덩이를 좀 넓게 파고 그 위에 볏짚 등 여러 유기쓰레기랑 음식쓰레기를 붓고 또 용변도 보았대요. 그러고 좀 찼다 싶으면 숯을 가져와 거기에다 불을 피워서 까맣게 태워없앴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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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불이 물을 사용해서 오물을 씻겨내셔서 정화조로 보내서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지는 않겠지만 말씀처럼 연료를 해결하지 않으면 환경보호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똥오줌을 물로 씻어내리면 간편하기는 하겠지만 그 이후 빚어지는 토양과 수질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죠.

    조상들처럼 똥오줌을 먹을거리를 만들어내는 퇴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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