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1일 목요일

동양인과 서양인의 시선차이

image by DownTown Pictures (flickr.com/photos/raylopez)

"마주보고 있을 때 상대방 얼굴의 어느 곳을 응시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대다수는 ""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그 사람의 눈을 (지긋이) 바라 보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상대방의 눈을 응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눈이 아닌 다른 곳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영국 글라스고 대학의 한 연구팀은 14명의 동아시아인(중국:8명, 일본:6명)과 14명의 서양인(Caucasian)으로 구성된 두 그룹의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 눈동자의 움직임을 조사했고, 두 그룹은 각각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동양인들의 시선은 상대방 얼굴의 중앙부분(코)에 집중되는 반면, 서양인들은 상대방의 눈과 입을 응시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 참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란색: 동양인, 빨간색: 서양인. image via Science Daily


연구팀은 이와 같은 동양인들의 eye movement에 대해 상대방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이 무례할 수도 있는 동아시아 나라들의 문화에 기인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관습이 다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는 방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피실험자 수가 적어 결과 자체를 신뢰할만 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만 살펴 보더라도 약간은 수긍이 가는 연구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면서 눈을 쳐다보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라고 은연중에 교육받아 왔습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직접적인 교육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학습, 즉 체험을 통해 그것이 무례라는 것을 알게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상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저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는 도중 간혹 상대방의 눈을 관찰할 때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내 얼굴의 어느 곳을 보고 있나. 이렇게 한동안 눈동자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제 시선을 피하는 사람들도 가끔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깊은 대화를 나누려는 태도를 취했던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눈의 움직임만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도 관심있게 들어줍니다. 그래야 상대방이 나를 오해하는 경우가 없으니까요. (나 무례한 거임?)

어쨌거나 서양인들의 시선이 분산된 것에 반해, 동양인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동양인들이 특별히 상대방 코에 관심있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죠. 여러분은 상대방의 어느 곳을 보시나요(본다고 생각하시나요)?

Source: Science Daily, Plos One



댓글 12개:

  1. 흥미로운 실험이네요.서양인들의 시선이 분산된다는 것에는 약간 의외네요. 동양인들의 시선이 분산적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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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컴속의 나 - 2008/08/21 17:31
    혹시 은연중에 코에대한 콤플렉스가 작용한 것일까요. :)

    서양인들은 분석적으로 세상을 보는 것에 반해, 동양인들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관련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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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는 발을 보고 이야기 합니다. (뭐!)

    :P 농담이고, 사실 초중학교 동안 사람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특히 웃어른과 대화를 하면서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 하는 건 예의가 없다고 배워서 말예요.. 속된말로 어디서 꼴아보냐고 하지 않습니까. :D

    캐나다 와서 의사소통하면서 처음엔 많이 어색하더군요. 아직도 어색하지만.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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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Ruud - 2008/08/21 22:14
    Ruud님도 그렇게 배우셨군요. 그래도 캐나다에 계신다니 남들 눈을 뚫어져라 쳐다 보세요. 맞지 않을 만큼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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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런 비슷한 글을 예전에 봤었는데요...

    서양사람은 코/입을 더 많이 봐서 이모티콘을 : ) = ) 이런식으로 쓰고,

    한국사람/동양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코/입보다 눈가에 더 신경을 써서 ^^, ^_^ 이렇게 쓰는거라나.. 뭐라나..



    이런거 연구하면 좀.. 덜 지루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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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우리나라사람들은 눈마주치면 예의없다고 그러던가...하잖아요?

    근데 서양에서는 눈을 마주쳐야하고..

    그러니까 눈을 마주치는 척 하면서 시선을 약간 아래로 떨어뜨려 코에 시선을 맞추는 걸지도... 동서양의 예의를 적절히 배합..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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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별헤는밤* - 2008/08/22 01:00
    웅..이모티콘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군요. 재밌겠다 ㅋㅋ

    설마 이런거 연구해서 학술논문쓰고 그러진 않겠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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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Raylene - 2008/08/22 01:34
    아...역시 레이님. ㅋㅋㅋㅋ 미국서 그렇게 생활하고 계시는 건가요?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화도중 눈을 쳐다본다고 네가지없다는 얘기 못들어봤어요. 저 이래뵈도 예의맨임.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는 당해봤어도. 음...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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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저는 말하는 입을 보는 편이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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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정말 흥미로운 실험이네요 :)

    저는 어디서 들었었는데 눈을 보기가 좀 그러면 코를 보라고 해서 가끔 서양인들이랑 말할때 눈대신 코를 본다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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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A2 - 2008/11/01 23:34
    이성과 대화할 경우엔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만. ㅋㅋ 혹시 상대방이 오해할 수도 있어요. 멋진 A2님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나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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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peacelover - 2008/11/02 05:15
    저는 동양인이든 서양인이든 눈을 보고 이야기 하는것이 가장 좋겠다 싶어 양쪽 눈만 번갈아 보는 편입니다. 대신 너무 무섭게 노려보진 말아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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