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7일 월요일

과천시 공영자전거 40대 모두 도난

오늘은 오랜만에 국내 이야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지난 6월, '완벽에 가까운 캐나다 공영자전거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캐나다 몬트리올에 도입 예정인 PBS(Public Bike System, 공영자전거 시스템)를 소개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몇몇 지자체(고양, 과천, 부천, 창원)에서도 공영자전거 운영을 검토.계획 중이라고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이후 경기 과천시(8월)와 경남 창원시(10월), 대전광역시(10월)는 각각 40대, 430대, 1000대의 공영자전거를 도입하여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해당 글을 발행할 때만 해도, 공공의식이나 자동차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또 다른 교통수단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우리나라 교통상황에 공영자전거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하고 말 그대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과천시에서 벌어진 일을 살펴보면 기우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천시는 도로 및 주택가에 무단 방치된 40대의 자전거를 거둬들여 수리한 뒤, 지난 8월 '시민자전거'라는 이름으로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은 대중교통 시설 주변에 배치하였습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 정부과천청사가 자리한 과천시는 전 시가지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 만큼은 최적의 환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대여절차나 도난방지장치가 없어서였을까요, 과천시 관계자가 시민자전거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도입한 지 넉 달이 채 못되어 40대 모두 도난 또는 실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캐나다 공영자전거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언급했던 영국 캠브리지의 경우처럼 300대가 하루아침에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인구 7만의 도시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담하건데, 이는 과천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창원시가 그토록 자랑하는 위치추적 장치쯤은 부수면 그만입니다. 공영자전거 도입보다 차라리 네덜란드처럼 자전거 훔치는 기술을 가르치는 편이 더 나을지 모릅니다. 과연 시민의 양심을 믿은 과천시의 실수라고 해야 할까요, 홍보부족이 빚어낸 결과일까요. 아니면...둘 다일까요?

image by languid4 [저작권 CCL]

과천시는 버려진 자전거 40대를 다시 수거해서 내년 초쯤 재배치한다는 입장입니다. 혹시 과천시가 본격적인 공영자전거 도입에 앞서 버려진 자전거로 시범 운영을 하고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만, 공공의식 향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뿐더러, 단 40대의 자전거만으로 시민의 공공의식을 향상시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차피 도난을 완벽히 막을 수 없다면 자전거 도둑이 최대한 골치 아플 수 있게끔 어떤 시스템이나 장치를 만드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또 다른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과천시는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기 바라며, 아울러 과천시민의 공공의식도 한 층 향상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댓글 25개:

  1. 부디 40대의 자전거를 훔쳐간 비양심시민이 40명이 아닌 하나의 비양심 절도전문(?)가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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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rang - 2008/11/17 23:23
    정말 그렇다면 좋겠습니다. 본격적인 PBS인 대전과 창원을 주목해봐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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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후.. 우리 회사에서도 내년도에 모 도시에 자전거 사업을 추진중인데..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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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으음 이것 참, 씁쓸하게 되었군요. 시도자체는 좋은데 아직 시스템이나 체제 자체가 부족했던 걸까요.

    그러고 보면 훔쳐간 놈도 나쁘지만 훔쳐가게 한 놈도 나쁘다는 말이 생각나는데, 으음 참... 그래도 이번에는 훔쳐간 쪽이 많이 나쁜 거겠죠? 좋은 의미에서 시작한 건데 안타깝네요.



    캐나다에선 자전거가 도로로 나오면 하나의 '차'로 취급되는데, 한국 교통법은 어찌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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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으이구...한숨이 폭폭 나오는군요..ㅇ<-<

    사실 아무리 대비를 해도 훔쳐가려면 다 훔쳐가는 거 같아요..

    역시 의식함양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겠지만, 하루아침에 될 거 같지도 않고..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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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이런...

    그냥 할말이 없네요..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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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속도위반 말라고 카메라를 설치하면 카메라 피해다니는 상품이 팔리는 나라.

    ...뭐랄까 법과 제약에 대한 국민 공통의 의식이 그정도이니, 당분간은 무리일 듯;;



    가끔 운전하면서 시속 70km로 달리고 있음 죄짓는 기분이 되곤 하는데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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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허허..과천이라~~ 그거참...웃음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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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까먹지마 - 2008/11/17 23:56
    오, 그런가요? 저는 이 공영자전거가 그다지 사업성이 있다고는 보지않는데, 그 이유는 바로 공공의식 결여로 인한 도난 때문이지요. 선진국에서조차 자전거 도난은 매일 벌어지고 있답니다. 도난을 제대로 방지하려면 돈이 이만저만 드는것이 아닐테고. 너무 부정적이었나요? :-) 그런데 까먹지마님이 걱정하실일이....혹시 CEO십니까?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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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Ruud - 2008/11/18 00:32
    자전거 도로 말고 일반도로에서는 무서워서 못다닙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예요. 자전거 전용도로가 완벽히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교통문화부터 바로잡아야 하는건데, 일단 하고보자 식이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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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Raylene - 2008/11/18 05:36
    동감이예요. 훔쳐가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뭔들 못훔치겠어요. 저도 마음만 먹으면 지금당장 나가서 자동차 한대...헉.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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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JUYONG PAPA - 2008/11/18 09:24
    저도 기사를 읽고 할 말을 잃었답니다. 허허...웃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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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요시토시 - 2008/11/18 11:45
    저 40대를 소수의 절도범이 가져간 것이라고 믿고 싶어요. 아마 그럴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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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Mr.MindEater™ - 2008/11/18 13:10
    과천이 사실 좀 평화로워 보이는 도시인데 말이죠. 좀 의외입니다. 그런데 마인드이터님, 혹시 과천과 어떤 부적절한 관계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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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Odlinuf - 2008/11/18 22:24
    과천 공무원들이 많은 도시잖아요~~ ^^;;

    게다가 담장낮은 이국적은 집들도 많고~~~ 보이는 부분과 또 다른부분이 보여진것 같아 쓴웃음이 나왔습니다..ㅎㅎ

    사실 10여년 전에 2년여동안 과천에서 군복무를 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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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Mr.MindEater™ - 2008/11/18 13:10
    아항~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ㅋㅋ

    과천하면 또 떠오르는 이미지가 '군 요충지'예요. 조그만 땅덩어리 안에 뭔 사령부가 그리도 많은지. 이거...군사기밀 누출은 아니겠죠?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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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Odlinuf - 2008/11/18 22:15
    머.. 그 장사가 잘되야.. 회사가 크고.. 회사카 크면.. 제 월급이 늘지 않겠어요? ㅎㅎ



    공공 자전거 사업이 리스크는 있지만 그래도 정말 공공을 위해서는 해야하는것 같아요. 특히 자전거 도로 확충이라던가.. 자전거 대여소를 겸한 보관소...등등..



    음 그렇다면 미래 직업은 자전거 수리공이.. 대세... 이려나! ㅎ0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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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그냥 공무원들도 훔쳐와서 전시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무단방치된 자전거를 가져왔다는데 이거 설마 훔쳐온거는 아니겠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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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까먹지마 - 2008/11/17 23:56
    그런..거였군요. ㅎㅎ 저 내일부터 자전거포 하나 차려볼 궁리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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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굳이네요 - 2008/11/20 20:00
    에이...설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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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안녕하세요~ 저는 창원시의 공영자전거 '누비자' 업무 담당자입니다.



    공영자전거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네요? ^^



    저희 창원시에서는 RFID방식의 무인대여 공영자전거 '누비자'가 운영된지 1개월이 되었고 약 8,800건의 이용횟수를 보였습니다.

    공영자전거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분실 및 도난 방지인데 일반 대여방식의 공영자전거는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저희도 도입을 검토하면서 도난 부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고 그래서 GPS를 부착한 공영자전거를 세계 최초로 개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비싼 돈 들여 부착한 GPS로 인해 일부 도난으로 의심되는 이용에 있어 전부 자전거 회수가 가능하였고, 1개월이 지난 현재 도난은 단 1대도 없었습니다.

    (참고로 프랑스 벨리브는 운영 초기 2개월간 시스템 장애 등으로 어려 문제로 인해 약 400대를 분실하였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설치 예정인 공영자전거 시스템에 대해 글을 올리셨던데 실제 저희도 그런 스타일 도입을 전부 검토하였습니다.

    몬트리올 방식의 경우 키오스크의 태양열전지판 부착으로 전력 대처를 하는데 좋은 아이디어입니다만 실제 설치비용이 키오스크 1대 가격과 맞먹을 만큼 태양열전기 발전 모듈 설치는 매우 고가이며, 그로 인해 절약되는 전력량와 실제 소비되는 전력량을 비교했을 때 상당히 비효울적인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저희의 경우 터미널당 최대 0.8kw정도 전력이 사용됩니다. 공공시설로 인해 전기료가 저가로 적용되며 오히려 전기요금 내는 것이 훨씬 쌉니다.)



    또한 몬트리올과 같은 앞바퀴 거치형인 방식의 경우 앞바퀴의 스포크 손상이 발생될 확률이 아주 높으며, 스포트 손상으로 인한 휠 밸런스가 깨져서 쉽게 말하자면 바퀴가 찌그러집니다.

    (벨리브 도입을 위한 연구 기간이 약 2년이었는데, 그 벨리브를 만든 똑똑하고 야무진 JC드코 개발팀이 이 방식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이와 같은 이유때문입니다.)



    공영자전거 설치를 하고 나면 실제 이용자 뿐만 아니라 단순 호기심으로 거치된 자전거에 여러 충격을 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용하지 않으면서 자전거를 올라타서 흔들고 충격을 주면 자전거에 여러 손상이 갈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 앞바퀴 거치형은 좋은 방안이 아닙니다.



    공영자전거라는 것이 설치 운영되면 참 좋습니다.

    창원시에서도 설치전에는 생소해 했지만 막상 운영을 하니 정말 많은 분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공영자전거 도입에 있어서 또다른 중요한 점은 바로 구축 및 운영 비용입니다.



    몬트리올의 경우 설치될 구성요소의 자랑은 있지만 실제 구축 및 운영 비용의 언급이 일절 없습니다. 국제적으로 많은 도시들이 공용자전거를 관심있어 하지만 쉽게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money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Odlinuf님이 어디에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살고 계시거나 관심있는 지역에 공영자전거 도입을 원하신다면 관활 지자체 시민게시판에 건의하시거나 행정안전부 지역활성화과에 건의하시는 등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실 겁니다.



    자전거라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만만하게 여기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매우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공영자전거라는 것에 있어서도 쉽게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공영자전거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공영자전거 부분에 있어 특화되고 전문적인 블로그로 운영해주시길 바랍니다. ^^



    ps1. www.smarbike.com에 접속하시면 클리어채널아웃에서 운영하는 스마트바이크 계열의 공영자전거에 대해 자세히 나오니깐 참고하세요~



    ps2. 우수한 공영자전거 시스템은 존재할 수 있지만 자전거 자체의 한계성으로 인해 가장 완벽하고 단점없는 공영자전거 시스템은 아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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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carerice - 2008/11/23 16:33
    예전에 썼던 글에도 댓글 남겨주신 분 맞죠? 창원에 계신 분이셨군요. 또다시 들러 주시다니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

    저는 공영자전거에 관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 자전거가 도로에서 대접을 받게 되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올바른 교통문화를 통해서 말이죠.

    과천 사건으로 적잖이 실망했는데, 창원에서는 아직까지 도난사건이 없었다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계속 잘 관리해 주시길 바라고, 우리나라 첫 공영자전거인 만큼 예산낭비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창원 공영자전거가 완벽한 공영자전거 시스템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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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동네 소식이 있어 들어오게 되었는데... 시에서 그런 공영자전거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지도 사실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시민들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거죠. 그리고 지금 과천시에는 자전거가 포화상태라고 할 만큼 쓰지 않고 방치된 자전거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자전거 수의 부족이 아니라 제대로 된 관리(도난방지 포함) 시스템(시설)의 미비라는 거죠. 저를 비롯해서 자전거 2-3대 잃어버리지 않은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도난이 심합니다. 전문 절도범의 소행임이 분명한데 시에서는 수수방관 하고 있지요. 인터넷에서 중고 자전거 5-6만원씩은 하니 도둑님들은 자전거가 돈으로 보이지요. 간혹 지역 청소년들이 장난삼아 남의 자전거를 타고 다른 곳에 버려두는 일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극히 드문일이고.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놓지 않고 공영자전거 도입한다고 해서 괜히 생색내는 듯 해서 시의 태도가 못마땅합니다. 시민들간에 불신감만 조성하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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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과천시민 - 2008/12/04 17:01
    공영자전거 운영보다 도둑잡는 일이 더 우선이군요. 부디 과천시에 자전거 도둑도 없어지고 공영자전거도 오롯이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동네소식 보러 찾아오셨는데 좋지않은 소식을 접하시게 해드려 죄송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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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공영자전거 훔치고 싶다......

    더 도난 당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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