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3일 화요일

습관이란 것은 참으로 무섭다

평소에 블로그에 글을 발행하면서 신중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맞춤법오타다. 발행 전, 많으면 네댓 번 정도 글을 읽어 보고 오타와 맞춤법을 확인하지만, 내 단점은 내가 잘 모르듯이 내가 만든 실수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렵다. 바로 어제, '음식문신 전문 플리커 그룹'이란 글을 발행하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앞선 글에서는 사진 공유 웹사이트인 플리커(flickr) 내 음식 문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Food Tattoos'와 그들의 사진을 소개했는데, 읽은 분은 아시다시피 사진 10장에 글자 수 몇 되지 않는 글이다. 평소처럼 신중을 기하며 확인을 한 뒤 글을 발행하고 나서, 다른 일을 하다가 자정을 넘겨 들어와 보니 소문난 블로거이신 이정환님께서 댓글을 남겨 놓으셨다. 바로 아래 그림이다.

댓글을 읽자마자 이분이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신 것인지 선뜻 감이 오질 않았다. 두텁진 못해도, 내가 아무리 foog님과 온라인상의 친분이 있다고 할지언정 애정(!)을 운운하시다니. 마지막 링크라 말씀하셨기에 혹시 링크가 foog님 블로그로 되어 있는 건가 하고 그 부분을 다시 확인해봐도 링크는 제대로 플리커를 향하고 있었다. 두 번을 읽어봐도 아무런 오타를 발견하지 못했다. 마지막 세 번째 해당 문장을 확인하면서 난 그야말로 '격뿜'하지 않을 수 없었다.

Oddly enough, food tattoos라고 해야 했을 것을 foog tattoos라 쓴 것이다. 나 이런... -_-

사연인즉슨, 평소에 다른 블로그에 댓글을 달거나 남이 내 글에 단 댓글에 답할 때 그 블로거의 이름을 자주 부르는 편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손가락은 food라는 영어단어에 비해 foog라는 단어에 훨씬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이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내 손가락으로 하여금 food를 foog로 잘못 입력하게 했던 것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는지 모르겠지만, 난 이 사실을 알고나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잠자리에 들 때까지도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으며, 자다가 잠깐 깨서도 문득 이 생각이 나서 웃었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블로깅을 하면서도 이런 사소한 습관이 생길 수 있다니. 이제 블로그를 시작한 지 7개월이 갓 지났는데, 1년 또는 그 이상 시간이 흐른 뒤라면 또 어떤 습관에 젖어 있을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원인 제공은 나였지만, 그것을 발견해 주신 이정환님과 아마도 이 사실을 모르고 계신 것 같은, 그리고 본의 아니게 기꺼이(?) 이 웃음의 소재가 되어 주신 foog님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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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개:

  1. 저 정도 오타는 별것 아닌데요 뭐 ㅎㅎ;

    굉장히 철저하신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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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ood-foog는 차이가 많죠..ㅋㅋㅋ

    그저 웃음이 나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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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r.Met - 2009/02/03 12:14
    별 것 아닌게 아니라 어제는 순간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했답니다. 물론 그 섬뜩함이 웃음 포인트였지만요. ㅎㅎ

    철저하다기 보단, 제가 좀 덤벙대는 편니다보니 여러사람에게 보여지는 글에 실수가 있어서는 안되겠기에 마련한 자구지책이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남들은 제 속을 몰라요.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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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JUYONG PAPA - 2009/02/03 12:24
    보통 차이가 아니죠. 손가락을 마구 때리고 싶어지더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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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도 단어습관중에 '너무'란 말을 자주써 오시는 이웃님께 여러번 혼난적 있습니다.

    부정적인 단어라 좋다라는 의미앞엔 쓰면 안된다고 말이죠^^

    근데 잘 안고쳐져요~ '너무 좋아!'가 왠쥐 그냥 좋아보다 더 좋은것 같아서 말이죠~

    (삼천포댓글.. ㅋㅋ)



    날씨가 마니 풀렸쎄여^^

    꽃샘추위님만 지나가면 봄이겠다눙~ 어예^^

    오늘도 포근한 날씨만큼 '봉마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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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사과하시는 의미에서 food.com 구입하셔서 저에게 선물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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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foog님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구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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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애정이 듬뿍 보입니다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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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호박 - 2009/02/03 16:13
    저도 주의하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너무'랍니다. 말씀하신 대로 부정적인 의미가 포함된 단어란 것을 알고 난 다음부터는 항상 정신 바짝 차리고 있죠. ㅎㅎ



    그런데 봄도 좋긴 하지만 저는 겨울이 더 좋은걸요. :)

    날씨 풀렸다 방심말고 감기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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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foog - 2009/02/03 16:26
    food.com이 어떤 곳인지 보려고 가봤는데 꽤 비싸 보이던 걸요. ㅋㅋ 제가 로또 당첨되면 모노폴리 세트와 함께 드리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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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ginu - 2009/02/03 21:04
    이노무 손가락을 그냥 확..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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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LieBe - 2009/02/03 22:22
    여러분이 그렇게 말씀들 하시니 정말 애정이 있나 하고 잠시동안 생각하게 되는군요. ㅍㅎㅎㅎㅎㅎㅎㅎ

    그러나 전 완벽한 이성애자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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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제이나인 니가 지금 남의 실수를 보고 웃을 때가 아닐텐데? 이 오타 대마왕에 맞춤법 띄어쓰기도 제대로 못하는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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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저도 그 댓글 보고 무슨이야기 하시나 했었는데요 ~ ㅎㅎ

    습관이란거 정말 무섭습니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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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JNine - 2009/02/04 04:11
    저는 절대로 괄호 안의 내용처럼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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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greenfrog - 2009/02/04 08:14
    저는 그분이 일부러 장난치시는 건줄 알았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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