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1일 수요일

미국 드라마 '소프라노스'의 언어폭력성

최근 몇 년 새 등장한 신조어 중 '미드'는 이제 공중파 방송에서도 빈번히 사용될 만큼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단어다. 아마 그 뜻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고 보는데, 혹시나 모르는 분의 수고를 덜어 드리고자 말씀드리자면, '미드'는 '미국 드라마'의 줄임말이다. 이렇게 줄여 쓰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어쩌겠나, 이 또한 우리말의 변천 과정이라면 따라야지. 그러나 최소한 방송(특히 쇼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들만은 이런 말씨를 자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무분별하게, 경쟁적으로, 자신의 유행어로 밀어붙이려는 듯이 없는 말 만들고, 있는 말 틀리게 써가며 줄이는 모습을 보면 우리말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이 아프다.

좌우지간 이 미국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연 '재미'다. 비록 실패하는 경우가 더러 있겠지만,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재미없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특히 미국 케이블 TV 영화 채널 HBO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는,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아시다시피, 대부분 '명품' 그 자체다. 마치 드라마가 아닌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SBS 드라마플러스에서 수입해 방영하는 명품 드라마 'The Sopranos(소프라노스)'도 그 중 하나다.

미국 HBO 드라마 'The Sopranos'

뉴욕 타임즈는 이 드라마를 두고 지난 25년간 미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중 최고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마피아를 다룬 이야기니 만큼 등장인물들이 구사하는 언어도 공중파 방송용으로 적합치 않는 부분이 많은데, 직접 확인해보지 않아서 SBS가 이 드라마를 자막으로 방영하는지 아니면 성우 목소리로 더빙해서 방영하는지 궁금하다. 못 보신 분들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다음 동영상에서 확인하시기 바란다. The Sopranos의 모든 에피소드에서 특정 부분만을 편집한 것이다.

주의: 재생시간은 약 30분이고 5분이 넘어가면 짜증이 날 수 있으며, 보시는 분에 따라 구토 증세까지 느낄 수 있음. 19세 이하 분들은 되도록 보지 않으셨으면 한다. 아, 그렇다고 민망한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명품' 욕설만 가득할 뿐.

아마 대다수 분들이 위 동영상을 5분도 채 못(안)보고 이 글을 읽으실거라 생각한다.

HBO의 신조가 보여줄 건 보여주고 감출 것도 보여주는 것이어서인지 등장인물이 사용하는 언어가 매우 폭력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본 방송에서는 이런 언어 '추임새'가 간간이 나올 테지만, 보는 이가 얼마나 심각하다고 판단했으면 이런 동영상까지 제작했겠는가. 물론 미국에서 어떤 식으로 방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대로 내보내는지 아니면 무음이나 비프음을 넣음으로써 자체 처리를 하는지. vimeo 페이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여과 없이 방송되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이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신 분께 Oddly Enough 1년 정기 구독권을 무료로 증정... 아무튼 많은 도움 말씀 부탁드린다.

교훈: 바른 말, 고운 말을 사용하자. 글씨는 그 사람의 얼굴이라는 말처럼, 말씨에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생활양식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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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개:

  1. 제 foog.com 1년 무료구독권도 제공할 의향이 있습니다! 소프라노스... 말은 많이 들었는데 여태 보진 못했어요. 이 참에 한번 시도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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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재밋겠네요.

    HBO 만세~The Pacific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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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안보고는 왜 명작이라는지 잘 이해가 안갈수도 있을것같네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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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oodfellas와 Analyze this를 비비고 좀 더 현실적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할까요.

    물론 현실보다 죽는 사람 수는 좀 많은 거 같네요.

    HBO방영 당시에는 전혀 비프음이나 이런 거 없이

    그대로 방영했습니다.

    현재 신디케이트인 A&E에서 재방을 하는데 여기는

    클래식 케이블채널이라 그런지

    그냥 욕을 무음처리해버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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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foog - 2009/02/11 16:09
    실은 저도 전 시즌을 다 본게 아니랍니다. 그냥 어쩌다 한번 보게되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욕도 많이 나오고. ㅋㅋ

    밑에 jj라는 분께서 그 실상을 알려주셨군요. 본 방영에서는 여과없이 나온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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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Donnie - 2009/02/11 17:15
    BOB도 HBO였군요. ㅋㅋ The Pacific 만세! 그런데 언제부터 하나요. 여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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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리카르도 - 2009/02/11 17:43
    욕만 지껄여 대는 드라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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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jj - 2009/02/11 18:15
    여과없이 내보냈으니 이런 동영상이 나타날만 하군요. ㅎㅎ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약속대로 jj님께는 제 블로그 1년치 무료 구독권을 드리기로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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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Odlinuf - 2009/02/11 22:24
    아뇨. 직접 보고나서도 그런말 하실런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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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좋은친구들의 배우들이 나오고 드라마내에서 캐릭터들이 영화 대부에 대한 존경심을 보이는 장면이 많지만 개인적으론 그 두영화를 뛰어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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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리카르도 - 2009/02/11 17:43
    아니, 제 말씀은 안본 사람들은 저 동영상만 보고 욕만 지껄여대는 드라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거였는데...제가 그만 주어 목적어 다 빼고 말씀드렸군요. 이거 참 괜히 언짢게 해드렸나 싶어 죄송합니다, 리카르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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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주성치 - 2009/02/11 22:31
    몇 편 보지 않았는데, 주성치님 말씀 들으니 전편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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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소프라노 관련 포스팅을 하시니, 캐네디언 코미디언인 윌 사소가 생각나네요. 에헤헤헤, 개인적으로 이 분을 엄청 좋아하는데, 일전에 madTV에서 소프라노 패러디를 한 적이 있어서 링크하고 갑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m43o5IhAcec



    욕설 장면을 전부 다 잘라내고, 수정하면 과연 소프라노가 어떤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잘 보여주는 패러디였어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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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Ruud - 2009/02/11 23:41
    아주 건전한 드라마로 변신했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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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Odlinuf - 2009/02/11 22:16
    2009 언젠가 라는 글들과, 2010년 2월이라는 소문까지...

    갑자기 2009년 한 해 운수가 안 좋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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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Donnie - 2009/02/11 17:15
    그렇다면 아직 멀은 셈이군요. 그때까지 이 드라마로 버텨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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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trackback from: 동성...의 생각
    YouTube - Mad Tv-The Sopranos On PAX TV Parody The Sopranos가 뭔지 궁금하신 분은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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