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0일 금요일

드라마 중독은 살인을 부를 수 있다

CSI 마이애미. 맨 앞에 삽살개 반장.

  미국 드라마 CSI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는 CSI 뉴욕이다. 반장 역을 맡은 게리 시니즈란 배우를 좋아하기 때문인데, 포레스트 검프와 함께 베트남전에 참전한 경력이 있기 때문인지 총 들고 다니는 모습이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반장들보다 열 수 위다.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마이애미 반장은 내게 겉멋, 일명 후까시 반장이라고 낙인찍혀버렸다. 특히 45도 각도로 서서 그윽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 느끼함의 극치다.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드라마이니만큼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라인 루마니아 사람들도 CSI를 즐겨 보나 보다. 그런데 드라마는 시간 때우기용으로 끝내야지 드라마에 중독돼선 안 된다는 것을 최근 이 나라에서 일어난 한 사건이 증명해주고 있다.

  기사가 짧으니 요약, 재생산하지 않고 그대로 옮긴다.

  CSI 마이애미 팬인 Vasile Bursuc(56세)씨는 이 드라마 최신작 방송이 막 끝나갈 때쯤 친구가 TV 리모컨을 빼앗으려 하자 그를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서 20년을 보낼 위기에 직면했다. 친구의 행동에 화가 난 Bursuc씨는 그의 친구를 칼로 찔러 숨지게 했으며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하고 나서야 (루마니아 Piatra Neamt에 있는) 그의 자택에서 경찰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것을 자백했다.

[기사 원문 보기]

  CSI 모방 범죄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이런 경우는 참 누가 봐도 난감하다. 도대체 얼마나 그 드라마를 사랑하기에 살인까지 저지를 수 있을까. Bursuc씨가 드라마에 집중할 수 없을 만큼 죽은 친구가 옆에서 깐죽거리거나 방해를 했다손 치더라도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나. 게다가 사람을 죽여놓고 또다시 드라마를 보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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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개:

  1. 흠...우리나라로 치면 아내의유혹 열심히 보고 있는데 옆에서 방해한 뭐 이런 경우인건가요? -ㅅ-;;

    아무리 드라마가 좋다쳐도 심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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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역전의용사 - 2009/02/20 21:27
    역전의용사님 아내의 유혹 즐겨보시나 봐요? ㅎㅎ

    아무튼 저는 혹 갱단 조직원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칼을 회초리 다루듯 함부로 휘두를 수 있나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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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Odlinuf - 2009/02/20 21:41
    아뇨 즐겨보지는 않아요 -ㅅ-

    방영하는 시간에 전 회사에 있기때문에 ㅎㅎ

    주말에 TV돌리다가 우연히 재방송이나 하면 그때 잠깐 보죠 뭐..

    요즘 막장드라마라며 이슈가 되는 드라마라서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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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도 엄마따라 몇번 보다가 아내의 유혹에 빠져버렸어요 ㅋㅋㅋ 애리짱~!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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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역전의용사 - 2009/02/20 21:27
    막장은 막장이죠. 얼마나 막장일까 한번 보다가 빠져드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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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제롬이네's™ - 2009/02/20 21:58
    유혹에 빠지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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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충격적이네요... 충동을 억제하지 못했다는 것보다는, 그 결과물에 대해 잊고 침착하게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했다는 게 더 무서운 것 같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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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이로 - 2009/02/20 22:37
    드라마 작작 봐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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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전 마이애미 반장이 더 좋던데 >_<



    그나저나 드라마때문에 죽은 친구분에겐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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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trackback from: 미디어가 지배하는 세상 극복하기
    가톨릭 신부인 이제민님은 부활이 시체의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하여 책을 한 권 썼다. 내 생각에 부활 교리가 말하려는 것은 생명은 불멸하며 육신의 죽음 이후에는, 그것을 영체나 에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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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이거..뭐..에라..하아...참나...어이가 백조좌까지 날아가버립니다.



    저도 CSI NY를 좋아하는데 딱 1시즌까지만입니다.

    1시즌은 그야말로 킹왕짱이었는데...2시즌부턴 너무 화사하더군요. 제작사측에서 너무 칙칙하다고 밝게 바꾸라고 요구를 했다던데 그 이후는 그냥 그저 그런 심정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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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세상에 ~~~ 그깠 드라마 때문에 친구를 헤치다니요 !!

    Odlinuf님께서 소개하신 세상의 별의 별 놈들 중 지난번 베를린 장벽을 사랑한 사람과 함께

    제 기억 속에 별의 별 놈 2호로 이놈이 기록되네요 ~ 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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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hyomini - 2009/02/21 00:04
    마이애미 반장은 삽살개에 겉멋만 잔뜩 든 반장. 하는 일도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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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미리내 - 2009/02/21 06:58
    참고라시면...아, 트랙백을 보내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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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J준 - 2009/02/21 08:51
    그런 내막이 있는 줄은 몰랐지만, 확실히 휘황찬란해진 것은 사실이더군요. 한국은 지금 마이애미를 방송해주는데 얼른 끝나고 뉴욕으로 되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거 일요일 밤을 그냥 보내자니 허전해서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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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greenfrog - 2009/02/21 21:28
    앞으로 3호, 4호 계속해서 소개시켜 드리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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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게임중독도 마찬가지 아니가여

    닌텐도를 팔았어요. 아이들때문에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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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핑구야 날자 - 2009/02/23 20:52
    뭐든 중독되면 안되죠. 닌텐도 대신 블로깅을 시키시는게 어떨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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