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일 목요일

대학교 컴퓨터실이 사라져선 안된다

  지난 월요일에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가 공공 컴퓨터실을 없애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Oddly Enough를 들러 주신 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학교 컴퓨터실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는 것을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한다.

  애초 목표인원이었던 100명을 훌쩍 넘어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은 모두 217명이었다. 질문은 "대학교 공공 컴퓨터실 폐쇄에 찬성하십니까?"였으며 보기를 단순히 "예"와 "아니오", "기타"로만 구성해 놓았었다. 이 중 찬성한다는 분은 28%(60명), 반대는 70%(151명), 기타 의견은 6명이었으나 아래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실제로는 세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소 도발적이면서 엉뚱한 응답이 나타나 나를 잠깐(한 2초) 당황케 했지만, 곧 용의자가 두 명으로 압축되었다. 이 두 명 중에서도 짐작 가는 사람이 있으니 그분은 자수해서 광명 찾으시고 오늘 밤부터 두 다리 쭉 뻗고 주무시는 편이 났다고 본다. Oddly Enough 폐쇄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댓글을 남겨 주신 분 중 미국 Washington State University에서 Computer Science를 공부하신다는 김정재 님의 말씀으로는, 올해부터 학교 EECS(Electronical Engineering and Computer Science) 학부의 컴퓨터실을 없앴다고 하는데 전공이 전공이니만큼 학생들의 반대는 그리 심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저희 학교도 이번학기부터 렙실을 없엤어요. Washington State University 다니는데요. 정확히 하면 학교에서 렙실을 없엔게 아니구요. 학과에서 없엤어요. 과가 Computer Science라서 렙탑이 없는 학생이 없거덩요. 근데 저희학교는 학비에 컴퓨터 렙을 사용하는 과목은 과목당 25불을 더 추가로 지불하는데 그 사용료가 없어졌으니 어떻게 보면 학생의 입장에서 더 좋은거죠. 학교 렙실의 컴퓨터 보다 제꺼 랩탑이 더 좋으니...^^
글 잘보구 갑니다.

아 저의 학과 즉 EECS(Electronical Engineering and Computer Science) 전자, 컴퓨터 공학 이렇게 2개의 학과가 1개의 학부계념인데요 저의 EECS 에서만 없앴습니다.

  하지만,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교 상황은 1인 1랩탑 시대도 아닐뿐더러 강의 중에 랩탑으로 노트 필기를 대신하는 것을 금지하는 강사 혹은 교수들도 있다고 하니 컴퓨터실을 폐쇄하자는 제안이 우리나라에 등장하려면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 전에 각하께서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열어 주신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1kg 이하 랩탑(넷북 아님, 전원장치 포함)이 대중화되지 않고 전공 소프트웨어나 워드 프로세서 등등에 대한 라이센스 문제, 무선 인터넷 환경 개선이 이루어 지지 않는 한 대학교 내 공공 컴퓨터실을 없앤다는 결정은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학교 입장만 내세운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결정을 우리나라에 들여올 땐 들여 오더라도, 사례분석을 충실히 한 다음에 들여오길 바라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설문조사에 응해주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왠지 관련있어 보이는 글

대학교에 컴퓨터실이 사라져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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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1.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걸 계속 쓰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것이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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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ephia - 2009/04/02 23:55
    어떤 것을 염두에 두신 건지 잘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만...

    혹시 소프트웨어를 말씀하시는 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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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아직 한국에는 랩탑이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



    정작 컴퓨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으니..



    그게 문제란 거죠.(사실 저 역시 랩탑 미소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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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앗 블러그뉴스 보다가 지난번에 뎃글 남겼던 저의 의견이 이렇게 사용이 되다니 영광입니다.

    음....제가 생각해도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에서 컴퓨터실을 없에는건 아직까지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본문중에 글쓴이님께서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을 제시하셨는데요.



    저의 학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MSDN 얼라이언스에 속해있어서 마이크로 소프트의 모든 프로그램(오피스제외, 제생각은 오피스가 마이크로 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수입원중에서 가장큰 부분을 차지하는거 같네요.)을 학생또는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다운로드 받을 수있습니다. 예를 들면 Windows XP pro, Windows Vista Business, Windows 2003 Server, Windows 2008 Server, Visual Studio 2008 Enterprise, Sharepoint Designer, etc. 정말 마이크로 소프트 오피스 외에는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는 다 다운받아서 개인의 피씨에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서 학생들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데(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자의 입장에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고 두번째 문제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소프트웨어에 관한 인식입니다. 학교에서 컴퓨터실이 없어져서 위드를 사용해야하는데 워드를 쓸곳이 없으면 과연 돈내고 워드를 살까요? 저는 99%는 아니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또한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했고 저 또한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봄 경험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주변 친구들 중에 워드 정품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근데 전 학국에서 워드 정품 또는 한글 정품 가지고 있는 사람은(한글 815 제외) 본적이 없는거 같네요.



    요약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기상조의 문제인거 같네요.



    글 잘보구 갑니다...^^



    아 방금 EECS 네트워크 어드미니스터랑 체팅으로 대화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어봤죠 왜 학교에서 렙실이 없어진거냐. 2가지 이유가 있답니다. 배드 이코노미랑, 학교가 VMWare랑 계약해서 시범적으로 클라우딩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할꺼라고 하더군요. 그러기 위헤서 대대적인 공사가 들어갈꺼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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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누가 저런 장난을...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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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sephia - 2009/04/03 00:50
    아... :-) 그래서 우리나라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0년은 지나야 될까말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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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김정재 - 2009/04/03 01:47
    영광은요, 좋은 참고가 될 의견을 남겨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한걸요. ㅎㅎ

    역시 문제는 일단 돈이군요. 그런데, 컴퓨터실이 없어지면 등록금도 함께 인하되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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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Donnie - 2009/04/03 21:35
    짜잔~! 그분이 등장하셨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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