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31일 토요일

내가 쓴 글을 음악으로 표현해보자

학창시절 나는 감사하게도 만나는 음악 선생님마다 귀여워 해주시던 음악 꿈나무(?)였다. 일찍이 어머니 손에 (강제로) 이끌려 피아노계에 입문했으며,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초등, 중학교 때 그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음악적 천재성이 나타났던 것이다(!). 실기는 물론 필기시험까지 전국..아니 전교 일등이었다. 비록 대학 가는데 아무 쓸모없는 과목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계이름을 남들보다 일찍 깨우친 덕택에 지금의 바람직한 음악적 감수성이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 어무이~!

지금도 음악은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남들이 들으면 특이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좋아하는 음악은 jazz지만, 가사가 없는 음악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는다. 이런 음악 취향의 단점은 아는 노래가 없으니 사람들과 노래방 가는 게 두렵다는 것이다. -_-

철수: Which blog do you think is the best in the world?
영희: I bet it is Oddly Enough.

철수와 영희 사이에 오고 간 아주 바람직한 대화 내용이다. :-) 그뿐만 아니라 영국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다음으로, 아래 24초짜리 그랜드 피아노 연주 음악을 한번 들어보시기 바란다.


Oddly enough, 상당히 난해한 곡이 아닐 수 없는데, 다름아닌 철수와 영희의 대화가 음악으로 표현된 것이기 때문이다. 아, 물음표는 제외다. 폰트를 판매하는 P22.com이란 웹사이트에서 이러한 일종의 놀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26개 로마자 알파벳과 숫자 하나하나 그리고 마침표에 음표를 붙여 사용자가 문장을 입력하면 오선지에 해당 음표(C major)가 그려지는 것이다. 문자가 음표로 변환되는 이것을 일컬어 P22 Music Composition Font라고 한단다. 굴림, 맑은 고딕, 나눔 고딕 등과 같은 하나의 글꼴인 셈이다.

앞서 밝혔듯이 연주 음악을 좋아하는 관계로 피아노 이외에 베이스와 알토 색소폰, 반조 그리고 보너스로 총성으로도 한번 만들어 봤다.


그 밖에도 어림잡아 약 100개 이상의 악기가 준비되어 있으니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어 작곡에 도전해보시길. 사용법은 간단하다. P22.com으로 가서,


  1. 'Your Text' 난에 원하는 문장을 써 넣고,
  2. 아래 생성될 파일 이름과
  3. BPM(Beats Per Minute, 100~300 정도면 무난하다)을 적은 다음,
  4. 콤보 상자를 이용해 악기를 고르고 나서
  5. 아래 'Generate'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그곳에서 직접 들을 수도 있고 'Right Click To Download your File'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하여 midi 파일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으며, 자신이 작곡한 악보를 프린트할 수도 있는데, 한가지 유의점은 인터넷 브라우저에 플래시 플레이어가 설치되어 있어야만 제대로 된 음악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페달 잠수함으로 대서양을 횡단한다고?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및 아프리카 대륙을 나누는 바다인 대서양을 페달에만 의지하여 횡단하려는 일반인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계획을 가진 사람이 있다. 좁은 대한민국 땅덩어리를 자전거로만 종단 아니 횡단하는 것도 힘든데 페달이 동력원인 1인용 잠수함을 타고 건넌다는 것이다. 이 무슨 정신 나간 짓인지 모르겠다. New Scientist에 따르면, Ted Ciamillo라는 미국인이 자신이 직접 제작한 잠수함을 이용 올해 하반기에 입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아래가 바로 제작 중인 '페달' 잠수함의 실물 사진과 모형도다.


잠수함 모형도 크게보기 (1610x833)

이 잠수함은 앞서 말했듯이 페달에 의해 작동되며, 기존 잠수함과는 달리 내부가 바닷물로 채워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Ciamillo는 잠수복을 입고 이 속에서 스쿠버 다이빙 장비로 숨을 쉬면서 수심 약 2m 깊이에서 잠항하게 된다. 아프리카 서안 Cape Verde에서 출발해 약 3,700km 떨어진 Barbados에 도착하기까지 5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낮에는 바다 속에서 페달만 밟고 밤이 되면 수면 위로 떠올라 잠수함 위에 텐트를 설치하여 수면을 취하고, 밤중에 다행히 적당한 방향으로 바람만 불어 준다면 연을 날려 그가 잠든 동안에도 얼마간 이동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식사에 대한 언급은 없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바다에서의 활동이 늘 그렇듯 날씨가 걸림돌이다. 만약 파도가 잠수함을 오랫동안 깊은 곳에 가둬 놨다가 순식간에 다시 수면 가까이 끌어올린다면 잠수병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실내 온도(수온)를 낮게 유지할 것인가다. 그가 이동하는 경로의 해수면 평균 수온은 약 30°C로 예상하고 있으며 태양열이 실내 바닷물을 가열하는 것을 막도록 잠수함 윗면은 빛을 반사할 수 있는 재료로 코팅할 것이라 한다.

과학자들은 Ciamillo의 이번 모험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이 소식이 New Scientist 같은 유명 잡지에 실릴 정도면. 뜻밖에도,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심해 생물권(biosphere)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는 것처럼 해수면 가까운 곳의 생물권도 미지의 영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제 발로 탐험에 나서겠다고 한 Ciamillo에게 과학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는 모양이다.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잠수함이 운항하는 깊이에서 활동하는 바다 생물을 관찰할 고성능 비디오 카메라가 그가 타고 갈 잠수함에 부착된다. 그리고 지원선(船)이 그를 따라다니며 하루에 한 번 카메라의 배터리와 하드 드라이브, 부족한 공기 등을 교체할 계획이다.

정신 나간 짓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로 말했지만, 난 사실 이런 모험심 강한 사람들을 존경한다. 상대적으로 모험심 없는 탓일 지도 모르겠다. 현재 인간이 바다 생물권에 대해 약 5%밖에 파헤치지 못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런 사람들마저 없었다면 5%가 아니라 0.1%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과거 유럽인들의 그저 배를 불리기 위한 탐험은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말이다. 아무쪼록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Ciamillo의 이번 모험이 성공적으로 끝마쳐지길 동 세대 사람으로서 마음으로나마 응원한다.

UPDATE (2009.1.31, 오후 08:08) 이 프로젝트는 Subhuman Project로서 프로젝트 웹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지금에야 알고 부랴부랴 링크한다. 준비상황 등에 관한 여러 동영상을 볼 수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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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카이다이버
Michel Fournier 스카이 다이빙 계획 연기
실패로 끝난 신기록 도전
세계최초 수심 7.7km에서 촬영된 물고기
역사 속 탐험가들의 여정 한눈에 들여다보기
이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


생물권(Biosphere)

생물권(biosphere)

모든 생명체를 포함하는 상부 수층(水層)과 지표면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얇은 층으로서 지구상의 암석권과 수권 및 대기권이 포함되며 생물권에서는 환경에 있는 유용한 에너지와 양분을 처리하고 재순환하는 과정이 일어난다.

<출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009년 1월 30일 금요일

주말맞이 Oddly Enough 링크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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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한 장의 사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우리 가족이 살던 곳은 아버지가 다니시던 회사의 사택(社宅)이었다. 아파트 다섯 동이 산 하나를 끼고 전망 좋은 위치에 있었는데, 근 15년 동안 그곳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라면 아마도 밤을 꼬박 새워도 모자를 것이다. 친구들과 싸우던 일이며 여러 가족이 놀러다녔던 일, 그리고 한 아이가 산에 불을 질러 온 사택과 회사가 발칵 뒤집혔던 일까지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은 모두 그곳과 함께한다.

8년 전쯤 한번은 그쪽을 지나가야 할 일이 생겨 일부러 시간을 내서 들렀는데, 시간이 흘러서였을까, 내 기억 속에 있던 그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게다가 주위에 고층 아파트며 건물이 많이 들어서 겨우 5층짜리였던 그곳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당시엔 그 지역에서 유일한 아파트였는데. 차라리 사진 속 추억으로만 남기는 편이 나을 뻔했다.

Sergei Larenkov라는 사진가가 세계 2차대전 때 레닌그라드(現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거리 사진과 현재 거리 사진을 합성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아주 멋진 이미지를 탄생시켰다. 전쟁이 한창일 당시의 모습이라 부서진 건물과, 자세하진 않으나 시체들도 더러 보이니 참고 바란다.




images via English Russia, ⓒ Sergei Larenkov

러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외국인을 위해 영어로 소개하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외국 블로그 중 하나인 English Russia라는 곳에 가면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다.

나중에라도 언제 한번 예전 살던 곳에서 찍은 사진과 지금 모습을 찍어 이렇게 합성해보고 싶은데, 지금은 포토샵 내공이 거의 바닥이라 불가능하겠지만 이런 작업에 능한 사람을 매수(?)해서라도 해보고 싶은 일이다. 혹시 매수당하고 싶은 분은 주저 말고 지원해주시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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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모 카메라의 좌충우돌 세계 여행기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대도시 풍경
내가 찍은 사진이 영화에 쓰인다면?
이번 김정일 사진도 포토샵 처리된 것이다?
신비로운 자연 - 러시아의 둥근얼음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응?

우선 아름다운 풍경화를 감상하시길.


사실은...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공존하는 듯한 이 작품은 작가 Kim Keever가  900리터 짜리 어항에 물과 배경이 될만한 것들을 곳곳에 배치시키고 그것을 카메라로 촬영해 제작한 것으로서, 마치 풀숲 뒤 어딘가에서 역시 상상의 동물인 유니콘이라도 금방 뛰쳐나올 듯 환상적이다.

그의 갤러리에서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 무료. :-)


관련 있다고 여겨지는 글

6,000장의 그림이 만들어 낸 한 편의 동영상
독특한 사진... 아니 편집 기술
40초로 보는 1년간의 변화
엉성한 거미그림이 무려 1,500만원
친환경 이끼 그라피티

2009년 1월 29일 목요일

개인정보를 이딴 식으로 수집하나?

조금 전, 오랜만에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서 구매할 물건이 있어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려던 찰나 노란색 편지봉투 아이콘이 내 눈에 들어왔다. 옆엔 '확인하지 않은 쿠폰(1)이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었지만, 광고가 분명했다. 그래도 없이 사는 마당에(흑흑..) 1,000원 쿠폰이라도 감지덕지다 싶어 뭘까하고 클릭했는데, 아래 화면이 나타난다. 보시다시피 온통 '옥션' 글자와 로고가 붙어 있다. '옥션에서 행사를 하나 보네?'


그래도 초등학교 다닐 땐 축구부 코치선생님이 날 스카웃까지 하려고 애를 쓰셨던 몸이라, 골키퍼의 허점을 바로 간파하고 나서 골대 오른쪽 아래로 느긋하게 밀어 넣었다. 그러더니 'GOAL'이라는 글자가 화려하게 지나간 다음 아래 화면이 나타난다.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정보를 입력하란다.


로그인까지 한 마당에 옥션에서 왜 이런 정보를 요구할까 하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찬찬히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맨 마지막에 쓰여있는 글귀가 나를 열받게 만든다.

"본 이벤트는 옥션과 관련이 없으며, 입력하신 개인정보 또한 옥션에 제공되지 않습니다. 제공된 개인정보는 동양생명(주) 및 (주)디엔에스의 경품제공 및 이벤트 소식제공 등에 활용됩니다."

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다 급체해서 응급실에 실려가는 소린가. 옥션과 관련이 없다니. 이벤트 페이지는 옥션으로 도배해놓고 옥션과 관련이 없다니. 나야 컴퓨터와 친구 먹은 사이라 이런 지뢰를 (쉽진 않지만) 피해갈 수 있다 하더라도, 컴퓨터와 서먹서먹한 사람들, 특히 어르신들 대부분은 개인정보 모두 입력하고 입력완료 버튼까지 누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고 나면 입력한 개인정보는 그 빌어먹을 동양생명과 디엔에스로 1/1000000000000초 만에 전송될 것이고. 이것은 낚시로그와는 차원이 다른 명백한 악성 낚시다.

그 허울 좋은 마케팅도 좋지만, 돈도 좋지만, 이제 그만 좀 해라. 사람들 속여가면서까지 개인정보 가져가야겠나? 맨 아래 문구 적어놨으니 속인 게 아니라고? 이것은 마치 성추행범이 사람 많은 길거리에서 '프리 허그(free hug)'해준다고 크게 써 붙인 다음, 맨 아래 조그만 글씨로 "본 이벤트는 본인의 성적 쾌락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라고 쓴 것과 다름없다. 비단 위 업체들뿐만은 아니지만, 작작 좀 해 처먹어라.

OE. 평소와 다르게 말이 거친 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제가 개인정보에 워낙 민감한지라, 흥분한 상태에서 글을 휘갈겼습니다.


관련 있다고 여겨지는 글

미용실에서도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대한민국
7주동안 개인정보 노출한 미국 프린스턴리뷰
중국의 인터넷 통제는 어느정도일까?
나는 니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고 있다
다음도 나를 간택한 것인가?

2009년 1월 28일 수요일

테디베어의 속내를 함부로 까발리지 말라

내 인생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져본 인형은 ET 인형이다. 어린 마음에 ET가 왜 그리 귀여워 보였는지. 부끄럽지만, 한동안은 잘 때도 곁에 두고 잔 것으로 기억한다. 비닐 비스름한 재질로 만들어져 1년도 못 가 헤지고 내용물이 튀어나와 아쉬움을 뒤로한 채 ET와 나는 헤어져야 했다. 아무리 장삿속이라지만 어떻게 인형을 그런 식으로 만들 수 있는지 원. 우연인지 애니메이션 WALL-E에 등장하는 로봇을 볼 때면 그 ET 인형이 연상되어 가슴이 쓰라릴 때가 있는데...저 감수성 풍부한거 맞죠? -_-

인형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참 알다가도 모를 인형이 테디베어다. ET 인형처럼 어설프게 만들어서도 곤란하지만, 금과 다이아몬드 등 각종 보석을 사용해 수억 원을 호가하도록 만든 인형은 우리 '서민'들에게 있어 역시 곤란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영국의 한 유명 백화점이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8천만 원이 넘는 테디베어를 판 적이 있는데, 금사(金絲),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금으로 만들어져 아이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충분한가? 도대체 이걸 갖고 노는 아이들은 뉘 집 자식들일까.

image via Telegraph

하지만, 그래봐야 아무 소용없다. 아무리 비싸다 한들 까뒤집어 놓으면 그놈이 그놈인 걸. Kent Rogowski라는 예술가가 테디베어 인형으로 재미있는 작업을 했다. 멀쩡한 테디베어를 발랑 까뒤집어 속을 다시 채워넣고 전혀 새로운 테디베어를 탄생시킨 것이다.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내 마음대로 제목을 붙여봤다. '발랑 까진 테디베어'




앞서 소개한 8,000만 원짜리 테디베어도 뒤집어 놓으면 당연히 이런 모양일게다. 제주도 테디베어 박물관에 있는 그 뭣이냐...루이뷔통으로 치장한 2억 원짜리 테디베어도 역시 마찬가지일 테고. Kent Rogowski의 웹사이트에서 더 많은 작품을 구경할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가한 시간에 들러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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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연합군의 가짜 낙하산 부대
길거리에 등장한 '처키'요원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휴가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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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짜리 집이 무단 점유된 사연

2009년 1월 27일 화요일

비행기 도장 3분 만에 마치기

점보제트기 한 대를 재도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2일. 소모되는 각종 페인트량은 B747-400 기준 총 220갤런, 무게로 따지면 약 1.3톤이며, 도장을 마치고 비행기 표면에 피막을 이룰 경우 약 400kg이 더해진다고 한다. 이 때문에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대한항공을 포함한 몇몇 항공사들은 연료비를 아끼고자 새로 도입한 항공기에 칠을 하지 않고 항공사 표식만 그려 넣었던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2008년 미국 노스웨스트 항공사와 합병한 델타 항공사가 최근에야 비행기 도장을 시작한 모양인데, 열이틀 동안의 작업 동영상을 3분으로 압축하여 공개했다.


WIRED 블로그에서 이 동영상을 발견했는데, 댓글 중에 참 재미있는 것이 있어 잠깐 소개한다. 사실 이 글의 주제가 될 수도 있을만한 내용이다.

해당 글에서 비행기 한 대를 도장하는데 필요한 페인트량을 언급했는데도 불구하고, 첫 댓글에는 자신을 Gort라 밝힌 사람이 "How much does the paint weigh? - 페인트 무게는 얼마나 나가지?"라고 물은 것이다. 역시 어딜 가나 이런 사람은 있다. 아마도 위 동영상만 보고 댓글을 달지 않았나 싶다.

아니나 다를까 정확히 30분 뒤에 누군가 "Did you READ the article?"이라고 답을 달았다. 우리식으로 얘기하자면 "글 좀 읽어라." 정도?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사람 이름이 과거 우리나라에서 활동했던 한 연예인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최근 이 사람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던데, 혹시 우리 중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사칭하여 단 댓글일지도.


교훈: 남이 쓴 글에 대해 질문하기 전에 반드시 글을 읽도록 하자.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면, 최소한 질문에 대한 답이 본문에 포함되었는지 정도는 확인해라. 그것이 남들로부터 욕먹지 않는 지름길이다.


관련 있다고 여겨지는 글
비행기 날개로 만든 책상
영국에서 미국 항공권 단돈 16,000원
MS 조심해라, 구글 전투기 샀다
전 세계 비행기들의 이동상황을 한눈에
자체 보수능력을 지닌 비행기 동체

2009년 1월 25일 일요일

알래스카 갈색곰이 새해인사 올립니다

막간 포스팅. 알래스카 갈색곰이 여러분께 새해인사 올립니다.

갈색곰 보러가기


모노폴리 게임세트가 무려 1,000만원

모노폴리(Monopoly)라는 게임은 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서 '블루 마블'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어렸을 적 같은 아파트에 살던 형, 누나들과 이 게임을 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파산'이란 것에 대해 처음으로 가르쳐 준 게임이었고 또 어린 나이였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나름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들었던 게임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 가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현재 15,000원에 팔리는 것을 보면 아마도 5,000원~10,000원 정도였을 거라 짐작한다.

그런데 그것의 천 배가 넘는 하나에 1,000만 원이 넘는 모노폴리 세트가 있다. (아래 사진)



최저 價가 $4,290(약 6백만 원), 최고 價는 $7,570(약 천만 원)인데, 가죽, 금박, 은박으로 도배를 한 모양이다. Zontik Games라는 곳에서 기호에 따라 디자인을 달리 주문할 수 있으며, 기본인 미국, 영국판 외에는 특별히 연락을 취해서 주문해야지만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판도 가능할까?) 위 링크를 따라가서 그림을 클릭하면 확대된 사진을 볼 수 있다.

이건 도대체 어떤 아해(어른 포함)들을 위한 게임일는지 원.


관련 글

신발을 던져줘서 고맙습니다
모노폴리는 가라, 21세기 보드게임은 Googolopoly
스도쿠 삼매경에 빠진 배심원들
화장실 안에서 즐기는 컴퓨터 게임
한국인의 눈대중 실력을 보여줍시다


2009년 1월 24일 토요일

주말맞이 Oddly Enough 링크묶음



1월 셋째 주

역발상은 성공할 것인가 - 블로그 신문

지난주, 영국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Ben Terrett에게 종이 신문 하나를 주문하려고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그와 내가 면식이 있다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지만, 그가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상당히 재미있다고 생각했으며 그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신문을 받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신문 이름은 'Things our friends have written on the Internet 2008'. 우리말로 옮기자면, '2008년에 친구들이 인터넷상에 썼던 글들' 정도일 텐데, 이름이 말해주듯 Ben은 2008년 한 해 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인터넷(블로그, 트위터, 플리커 등등)을 통해 작성한 글 혹은 사진을 모아서 편집을 거친 뒤 멋진 종이 신문을 탄생시켰다. 그리고는 1,000부를 인쇄하여 그들에게 보내주거나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는 이들에게 모두 나눠준다는 것이었다.

image by Ben Terrett (Flickr, Some rights reserved)


다음 주 정도 신문을 받아보고 나서 이에 대한 포스팅을 계획했지만, 동방예의지국(!) 국민답게 혹시 한국으로도 보내줄 수 있느냐는 이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받는 사이 1,000부가 모두 매진돼버리는, 나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우선 신청해 놓고 연락할 것을 하고 많이 후회했는데, 어쩌겠나, 이미 버스는 떠났는걸. (동방예의지국이고 뭐고 필요 없다. 이런 건 일단 지르고 보자.)

한 해를 마감하는 의미에서 평소 온라인/오프라인 친구들을 고려한 이런 이벤트성 프로젝트가 나름 의미 있어 보였다. 그래서 혹시 올해 말에 여건이 된다면 똑같은 신문을 나도 한번 발행해 볼까 하는데, 아마도 그렇게 된다면 여러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듯. (_ _)

내가 알기로 Ben은 이 모든 걸 자비(自費)로 해결했다. 기존 신문과 판박이처럼 보이는 게 싫다며 그 흔한 광고도 싣지 않았고,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폰트와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지금에야 생각이 났는데, 불순한 생각일진 몰라도 혹시나 이것이 그가 몸담은 회사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미국의 한 신생업체가 이와 유사한 아이디어를 수익화하여 다음 주 화요일(1월 27일)에 첫 번째 신문을 발행한다고 한다. 종이 신문의 역할이 갈수록 줄어들고, 무가지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즈 같은 굴지의 신문사까지도 자금난에 허덕이는 요즈음 역으로 web 게시물을 종이에 옮기려는 것이다.


The Printed Blog(신문명 및 서비스명) 창립자인 Joshua Karp는 다음 주 화요일에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무료 주간지로서의 첫선을 보인 다음, 앞으로 미국 전역에 걸쳐 하루 두 번 발행하는 블로그 신문사(?)로 키울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The Printed Blog의 지면은 서비스에 등록(물론 저작권까지)한 블로거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나 사진, 글에 달린 댓글로 채워지고, 지역 광고를 실어 여기서 얻는 수익을 블로거들에게 나눠 주는 구조다. 또한, 기존 신문이 가진 기사 배치에서 벗어나 지면도 블로그와 최대한 비슷한 구조가 될 것이며, 신문 배급도 배급소를 운영할 사람들의 집에 직접 인쇄기를 설치해서 운송비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무리 역발상이 주목받는 시대라고 하지만, 과연 이 블로그 신문이 계획대로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인지, 그래서 블로거들에게 또 다른 수익원이 될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현재 15개 정도의 후원 업체와 광고 계약을 맺었고 Karp는 앞으로의 행보에 매우 낙관적이라니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만약 이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조금 부풀려서, 머지않아 웹에서 종이로의 회귀현상까지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Source: NY Times, Wired

왠지 관련있어 보이는 글

마케팅은 이 사람처럼 - I Wear Your Shi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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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깅만 잘해도 장학금 받는 미국학생들
내가 찍은 사진이 영화에 쓰인다면?
한국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웹사이트


2009년 1월 23일 금요일

죽기 전에 보고 들어야 할 4,000가지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 주연의 'Bucket List'라는 영화나, 앞서 소개했던 한 미국인의 도전을 보노라면 외국 사람들은 '죽기 전에 ~야할 ~가지'에 대해 어떤 동경심이 있는 것은 아닌가 오해할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거나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이런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오래 살아야 100년 남짓 사는 인생인데, 꼭 해보고 싶은 것 몇 가지는 하고 죽어야 덜 서글플 거란 생각에서다. 물론 각자 가짓수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앞으로 자신이 해보고 싶은 일의 목록을 만들어가는 분들이 있을 텐데, 뭘 해야 할지 더 생각이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약간의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영국 일간지 Guardian의 미술, 문학, 영화, 음악 등 culture 섹션에 '1,000 ~ to ~ before you die'라는 제목의 시리즈가 있다. 예전에 BBC에서 발표한 '죽기 전에 여행해야할 100곳'과는 그 수가 비교도 되지 않는다. 죽기 전에 소설 1,000개를 본다는 것이 무리일 거란 판단에서였을까? 이 중 문학 분야의 제목만은 예외적으로 '1000 novels everyone must read'다. 문화의 세계로 빠져들어 보시길.



그렇지 않아도 살기 바쁜 세상인데 죽기 전에 해야 할 4,000가지라니, 4,000가지를 하기는커녕 목록 확인하는데만 1년은 걸리겠으며, oddly enough, 게다가 친절하게도 각 항목마다 설명까지 덧붙여놨다. 누군가 400가지로 추릴 때까지 기다릴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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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2일 목요일

결혼한 남자들을 위한 잡지

결혼한 남자들이라고 했지만,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내에게 쥐여지내는 즉, 공처가 혹은 자칭 애처가들을 위한 잡지다. 그런데 사진을 가져온 곳에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이것이 혹시 소위 말하는 '낚시'인지 의심스러워 검색을 해봤는데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인 반면, 그저 장난일 뿐이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개인적으론 후자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자라면 아래 그림의 잡지는 2003년 3월에 캐나다와 미국에서 발행된 잡지로 보인다.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이 잡지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알아보도록 하자.

(아내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남자들을 위한 잡지
The magazine for men who don't make the decisions

아내가 곁에 없을 땐 당당해져라
Be your own boss when she's not around

친구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과, 아내의 친구들과 대면하지 않도록 대처하는 법
Coping with the loss of your friends and the introduction of hers

성관계 부족을 헤쳐나가는 법
Dealing with the absence of sex

소파에서 잘 수 있는 10가지 새로운 방법
10 new ways to sleep on the couch

(아내와의) 대립을 피해라
아내가 고함지르지 않도록 기분 좋게 해주는 법
Avoid confrontation
How to keep her happy without getting yelled at

특집!
거짓말하는 비법
처가의 행사를 피하는 방법
PLUS!
Tips on lying
How to get out of her family events

결혼을 하지 않은 나로서는 위에 열거한 갖가지 방법들이 그저 웃기기만 한데, 혹시나 이 글을 읽으면서 공감(!)했던 분들이 계셨나 모르겠다. 아내를 위해서건 남편을 위해서건 이런 잡지가 판매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회라면 그건 갈데까지 간 사회라고 본다. 우리 모두 부부평등을 지향하자! :-)

※ 뒤늦게 이미지 검색을 통해 똑같은 잡지 이름과 기사 제목이 적혀있는데 표지 사진은 다른 것을 찾았다. 이로써 'WHIPPED'란 잡지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실해진 셈인가? 다행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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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1일 수요일

한국인은 아랍어를 가장 어렵게 여기나?

어제 Oddly Enough에 들러 '가장 어려워 보이는 언어는?'이라는 설문조사에 응해주신 여러 블로거들의 판단만을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쩌면 아랍 문자를 가장 복잡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어제(1월 20일) 밤 9시부터 오늘 9시까지 하루 동안 설문조사를 진행해 본 결과, 아랍 글자가 가장 어려워 보인다는 사람은 총 응답자(169명)의 48%인 81명이었다. 81명 중엔 나도 포함되어 있는데, 해당 글의 몇몇 답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아랍어는 도대체 그 글자가 그 글자 같아서 감을 잡기 어렵고, 더욱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실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는 것이다. 아랍어를 선택하신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랍어를 비하하려는 의도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그저 아랍어를 대하는 한국인이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영광의 2위와 3위는 각각 25%(42명)와 16%(27명)의 응답률을 보인 인도어(Hindi로 추정)와 이스라엘어(히브리어)가 차지했다. 아래 세 언어로 쓰인 글자를 보면 알겠지만, 그리고 설문조사를 하기 전부터 누구나 예상했던 결과지만, 이것은 익숙함생소함의 차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배우고 길 어디서든 마주치는 라틴 알파벳은 상대적으로 덜 어렵다고 느끼는 반면, 아랍어와 힌디, 히브리어 등은 아마도 소수를 제외하곤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글자이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단, 일본어와 중국어는 라틴 알파벳 계열은 아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자세한 설명은 피하기로 하겠다. 그러나 11명이나 중국어를 택했다는 것이 의외인 것만은 사실이다.

아랍어

인도어(Hindi)

이스라엘어(Hebrew)

이상 위키피디아 관련 글에 언급된 여러 가지 언어를 가지고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언어 중 어떤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봤다. 어쩌면 전 세계를 통틀어 English Alphabet에 대해 생소함을 가진 이들은 얼마 없을 것이다. Global language, 세계화 모두 좋은 말이다. 그만큼 세계가 가까워지고 의사소통을 쉽게 할 수 있다는 뜻일 테니까. 그러나 그런 것들로 말미암아 우리가 곱게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언어가 훼손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언어학자 Glanville Price는 영어를 '언어 살해자'라고까지 표현했다. 그만큼 영어라는 언어가 지난 1세기 동안 가졌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인데, 영어의 남용으로 우리말이 흐트러지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아주 먼 훗날, 그럴 리야 없겠지만, 만약 우리말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 될 테니 행여라도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쯤에서 외국어의 무분별한 오용을 막고 남용을 줄여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OE. 이 자리를 빌려 설문조사에 참여해 주신 174분(다섯 분이 더 늘었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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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바라본 오바마 취임식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1시, 잠이 오지 않아 컴퓨터 앞에 앉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오바마 취임식이라도 보자는 생각에 워싱턴포스트 인터넷 생방송을 지켜봤다. 미국 주요 인사들과 역대 대통령과 부통령, 오바마까지 한 시간 여에 걸쳐 등장하고 취임사를 한 10분 했을까, 불현듯 '우리나라 대통령 취임식도 안 보면서 이 무슨 오지랖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눈꺼풀이 무거워진 시점이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항상 뉴스나 사진에서 취임선서하는 장면만 봐오다 준비과정까지의 영상을 처음 접한 나로서는 그들의 의식(儀式) 문화가 생소했고, 마지막에서 두 번째 등장했던 부시에게 알 수 없는 연민의 정을 느꼈는데, 그 이유는 아래 동영상을 보면 그가 퇴임 이후 어떤 생활을 할지 조금이나마 예상할 수 있어서였다. :-)

주의: 다소 19금성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8년 9월에 발사된 Geoeye-1 위성이 약 680km 상공(우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참고로 구글은 Geoeye-1 위성이 보내온 고해상도 이미지를 Maps와 Earth에 사용할 수 있도록 GeoEye와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크게 보기 (2000x951)

GeoEyeVenturebeat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다. 물론 원한다면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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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장의 그림이 만들어 낸 한 편의 동영상

Reza Dolatabadi는 5분짜리 동영상을 만들고자 6,000장이 넘는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덕분에 재생을 멈출 때마다 한 폭의 그림이 나타나는데, 각각이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제목은 'Khoda'HD 화질로 임베딩되는 것을 막아놨기 때문에, HD 버전으로 보려면 직접 vimeo를 방문해야 한다.


Khoda는 그의 졸업작품이며, 설명을 보니 예상대로 수상 경력이 매우 화려하다. 자세한 수상 내역은 역시 Dolatabadi의 vimeo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1월 20일 화요일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난해한 언어는?

듣보잡 블로그라 투표 참여도가 저조할 줄은 예상하지만, 그래도 한번 도전해볼까 한다. 목표 인원은 30명.
UPDATE (2008.1.22, 오전 10:34) 설문조사 종료. 결과는 이곳에서

아래 각 나라 언어로 쓰인 글을 여러분이 보기에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언어를 아래 투표 양식을 이용해 선택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요소는 고려치 마시고 글자의 겉보기로만 판단하시면 됩니다.

1. 네덜란드어
2. 그리스어
3. 아랍어
4. 중국어
5. 독일어
6. 영어
7. 스페인어
8. 이스라엘어
9. 일본어
10. 터키어
11. 프랑스어
12. 러시아어
13. 인도어 (Hindi로 추정)
14. 한국어


이 투표를 진행하는 이유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PENN) 언어학과 Mark Liberman 교수의 조사 결과가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영어에는 "뭔 소린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쯤의 표현으로 "It's (all) Greek to me."라는 말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세계 여러 나라 언어에는 저마다 다른 나라 언어명이 언급된 표현이 있는데, 위키피디아와 Liberman의 자료를 보면 최다 득표 언어는 중국어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중국 사람들은 비슷한 표현으로 '하늘나라 문자(看起來像天書)' 또는 '새들이 사용하는 말(聽起來像鳥語)'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2위는 영어에서 쓰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스어다.


물론 위키피디아와 다른 여러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겠지만, Liberman 교수는 이를 도식화하여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문득 우리나라 사람들이 "It's Greek to me."처럼 상대방의 말을 어렵게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 언어명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이 새삼스럽기도 했거니와,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어를 접했을 때 가장 어려워 보이는 언어가 무엇인지 말이 아닌 글을 예로 들어 조사해보려고 한 것이다. 그런고로 아직 투표하지 않으신 분들은 부디 10초만 짬을 내어 투표에 참여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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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9일 월요일

마케팅은 이 사람처럼 - I Wear Your Shirt

Jason Sadler가 진행하는 마케팅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2009년 접해 본 것 중 가장 신선하며, 아마도 이만한 아이디어가 올해 안으로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작년부터 준비하던 iwearyourshirt.com이라는 웹사이트를 올해 1월 1일에 시작했다. 그리고는 날마다 티셔츠를 바꿔 입고 있는데, 자신이 돈 주고 산 옷이 아닌, 오히려 돈을 받고 입는 옷이다. 유명인도 아닌 그가 이렇게 돈을 받아가며 매일 옷을 바꿔 입는 이유는 뭘까?

Sadler는 2009년 1월 1일 1달러부터 시작하여 하루에 1달러씩 더해서 2009년 12월 31일 365달러라는 광고 단가를 책정해 놓은 다음, 광고주가 보내온 티셔츠를 입고 하루 동안 생활한다. 예를 들어, 한 업체가 1월 19일에 19달러를 내고 계약을 했다면 그 업체의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요구 사항이 있으면 그것을 이행하여 그 모습이나 자신의 일상을 업체 웹사이트 주소와 함께 플리커트위터, 유튜브, 유스트림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하는 식이다. 그의 달력을 보니 벌써 절반 이상의 날(?)이 팔려나갔다.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진 기존 업체보다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여 자금이 넉넉지 못한 웹서비스 업체나 온라인 쇼핑몰이 눈독을 들일만 하다.

Ahoy!
Jason Sadler. image by iwearyourshirt (Flickr / All rights reserved.)

무척 간단해 보이면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적절히 활용한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가 아닌가. 계획대로라면(365일이 모두 팔린다면) 그는 1+2+3+......+365, 즉

   365
    ∑  k = 66,795 달러를 벌게 될 것이다.
   k=1

우리나라 돈으로 천원부터 시작한다 해도 1년이면 6천6백79만 5천 원을 버는 셈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따라 해보기 바란다. 애드센스 붙이고서 1년 365일 블로깅하는 것보단 약 55배(한 달 10만원 기준) 낫다. 그러나 잘 알겠지만, 돈 버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1년은 휴일도 없이 꼬박 이 일에만 매달려야 하니 각오는 단단히 해야 한다.

작년 11월 Tech Crunch에서 Girl In Your Shirt라는 웹사이트를 소개한 바 있는데, LA Times에 의하면 이 아이디어의 원조는 Jason Sadler로 보인다. Girl In Your Shirt는 Jenae Plymale라는 한 여성이 하루 75달러의 광고비를 받고 Sadler와 유사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웹사이트다. 연봉도 Sadler가 훨씬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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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 말 배워보기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으로 생각한다. 영어권 국가를 여행한다면 (지금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중학교부터 제 1외국어로 영어를 배웠던 터라 조금이나마 의사소통이 가능할진 몰라도, 만약 영어가 아닌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 - 이를테면 일본 - 를 여행하려면 "이거 얼마예요?"라든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등 간단한 일본 말을 익혀가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상대방의 양해를 미리 구하지 않았다면, 무턱대고 영어를 건네는 것보단 이 방법이 훨씬 낫다고 본다.

Language Barrier
언어 장벽 (language barrier)

그런 의미에서 각국의 간단한 말을 모아놓은 웹사이트를 소개할까 하는데, 영어로 쓰여있지만 한국어 예를 보니 그냥 소리나는 대로 읽으면 될듯하다. 먼저 인사말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 혹은 현지 말을 모른다고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난 (일본) 말 몰라요".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사람 일이란 알 수 없기에 다른 나라 사람들은 "사랑합니다."를 어떻게 말하는지도 알아두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현지인으로부터 참지 못할 정도로 무시를 당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동원하여 우리 말로 욕을 한바가지 해주는 것이다. 자신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몰라 궁금해 죽을 테니까. 차선책은....현지 말로 모욕을 주는 것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영어로 "f**k you" 같은 그런 말. 그러나 이런 말을 사용하면 여행도 하지 못한 채 추방당할 수가 있으니 사용 전 각별한 주의나 동행한 사람과 충분한 의견교환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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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7일 토요일

오바마 포스터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미국 시각으로 1월 20일, 미국 역사상 유례없던 일이 또 한 번 벌어진다. 바로 지난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Barack Obama의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가 오늘날 (미국의) 역사적인 주인공이 되기까지 많은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었겠지만, 'Barack Obama'라는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초를 마련한 것은 아마도 그의 포스터가 아닐까 싶다. 비록 공식 포스터가 아니었고, 문득 먼 옛날 공산주의 선전물을 연상시키지만, 대다수 미국인은 이 한 장의 포스터에서 희망과 도전을 보았을 것이고 그에 대한 믿음 또한 느꼈을 것이다.

미국 월간잡지 Esquire는 작년 6월에 오바마를 표지모델로 등장시킨 데 이어 이번엔 바로 이 오바마 포스터를 자사의 2월호 표지에 실었다. 'What Now?'라고 쓰여 있는 것이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원래 이 포스터는 Shepard Fairey라는 사람이 오바마 측의 허락을 얻어 벽보용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있어 소개할까 한다.

2008년 1월에 Fairey가 처음 제작한 350장의 포스터가 45 달러(6만 원)씩 수 분 만에 팔렸지만, 이후 욕심 많은 소장가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이 포스터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 ebay에서 3,000~10,000달러라는 높은 가격에 팔리게 된다. 오바마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만든 포스터가, 심지어 길거리에 붙인 포스터까지도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었는지 Fairey는 같은 스타일의 포스터를 콜라주 기법으로 제작했는데, Charity Buzz의 자선경매를 통해서 자그마치 108,000달러(1억 4천만 원)에 팔렸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사진에 오바마 포스터 같은 효과를 입혀주는 웹사이트가 있다. Paste Magazine'Obamicon Me'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일단 해당 페이지로 가서 상단의 'Create' 버튼을 누르면, 웹캠으로 이미지를 만들 것인지 사진을 업로드할 것인지를 묻는다. 지원되는 파일형식은 JPEG, GIF, PNG며, 밤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포스터가 생성되기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리니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업로드가 끝나면 바로 화면에 '오바미콘'이 되어 나타나는데, 오바마 포스터에 있는 문구 'HOPE'나 'CHANGE'를 넣을 수도 있고 자신만의 문구를 만들어 삽입할 수도 있다. 또한, 그 위에 도구를 이용해서 이미지 색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으나, 경험상 주는 대로 받는 게 좋다.


이제 나만의 오바미콘이 만들어졌다. 플래시로 만들어진 페이지기 때문에 이 상태로는 저장할 수 없고, 1.맨 위의 'Take Snapshot' 버튼과 2.오른쪽 'Save & Submit' 버튼을 눌러 웹사이트에 제출해야만 GIF나 BMP 파일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그러면 다음으로 넘어가면서 Paste Magazine 등록 화면이 나타나는데, 이때 이름(닉네임)과 이메일 주소만 제공하면 된다.

직접 이런 효과를 만들어 보고 싶은 이들은 포토샵 작업을 위한 튜토리얼Mac용 플러그인도 있으니 사용해보기 바란다. 단, 플러그인은 OS X 레퍼드 10.5(이상?)에서만 작동되며 두 웹사이트 모두 영문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pentdego.com이란 곳에서는 직접 캐치 프레이즈만 삽입함으로써 오바마 포스터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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