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이탈리아 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고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인 Sicily(Sicilia)를 약 일주일에 걸쳐 여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시실리는 마피아의 본고장이자 제가 좋아하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 섬을 여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이 있었는데, 섬 가운데 위치한 활화산 Etna와 섬의 마을들입니다. Etna화산은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명 활화산 중 하나입니다. 3~4개월에 한 번씩 검붉은 용암을 뿜어낸다고 하니 그런 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 oddly enough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시실리 마을들의 위치입니다. 우리나라나 대부분 나라들의 도시나 마을들은 안락한 평지에 자리잡고 있지만, 해안가 마을을 제외한 이 곳 시실리 사람들의 보금자리는 산 중턱이나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니, 적어도 우리 일행이 섬을 종단하면서 지나쳤던 모든 마을들이 시실리 섬에는 평지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photo by Bev and Richard Martin (flickr.com/photos/bevrichardmartin)
Etna화산을 배경삼아 사진도 찍고 경치삼매경에 빠져 첫번째 숙소로 향할 때쯤, 제 머리 속엔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화산때문인가?' 그도 그럴것이, 상대적으로 화산과 먼 거리에 위치한 해안가 집들이 산꼭대기를 에워싸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타당성이 있다고 나름대로 판단한 후 최종 결론을 내렸답니다.
"잦은 용암분출로 두려움을 느끼던 섬 주민들이 화산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산꼭대기에 마을을 형성했다."
용암을 피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다 보니 산꼭대기까지 오게되었다는 제 주장이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생각이 일리가 있을까요?
지난 5월 11일 폭발한 Etna화산의 모습
photo by Bev and Richard Martin (flickr.com/photos/bevrichardmartin)
photo by Bev and Richard Martin (flickr.com/photos/bevrichardmartin)
photo by Bev and Richard Martin (flickr.com/photos/bevrichardmartin)
Etna 화산 - photo by CyboRoZ (flickr.com/photos/filicudi)
멀리 보이는 도시는 아그리젠또(Agrigento)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 팔레르모(Paler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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