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3일 금요일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눠가진 작은 섬 하나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안쪽에 있는 발트 해엔 Märket이란 섬이 있다. 크기는 3만 제곱미터(약 9천 평)로 우리나라 독도 면적이 동도와 서도를 합쳐 약 19만 제곱미터니 어림잡아도 독도의 1/6에 못 미치는 섬이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섬에 두 나라가 공존한다. 바로 스웨덴과 핀란드. (Märket 발음은 대충 [매-ㄹ커ㅌ]? 여러분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대체 어떤 섬인가 싶어서 구글 맵스를 이용해서 찾아봤더니, 섬이 너무 작은 나머지 지도에 섬 모양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저 이런 섬이 이곳에 있다는 표시만 나타날 뿐. 위키피디아에 그 섬 지도와 사진이 있어 냉큼 가져왔다.

image via Wikipedia

가운데 점선을 기준으로 지도 왼쪽이 스웨덴, 오른쪽이 핀란드다. 두 나라 국경이 아주 심하게 뒤틀린 S자 모양이다. 작은 섬에 있는 국경을 일자로 자르지 않고 굳이 이렇게 굽이지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부터 설명하고자 한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Märket 섬은 국경이 있는 섬으로선 세계에서 가장 작다고 알려졌다. 무인도로서, 1809년에 스웨덴과 러시아가 맺은 Fredrikshamn/Hamina 조약으로 핀란드가 러시아 영토가 되면서부터 이 섬의 '분단' 역사는 시작한다. 동서로 약 350미터, 남북으로 약 150미터인 Märket 섬엔 1885년부터 유인 등대가 있었으나, 1979년 무인 등대로 바꿨다. 재밌는 건 러시아와 핀란드가 이 등대를 지을 당시 제대로 된 섬 지도가 없어서, 다 짓고 나서야 스웨덴 국경 안쪽에 지었다는 걸 알았단 것이다. (러시아가 은근슬쩍 영토를 좀 더 차지하려는 음모를 꾸민 건 아니었나 의심할만한 부분이다. 물론, 농담..) 그래서 1985년 두 나라가 국경을 다시 조정해 지금처럼 S자 모양으로 바뀌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지금은 두 나라 모두 이 국경선에 이견이 없다고 한다.

photo by taivasalla. (c) Some rights reserved.

위키피디아엔 Märket 섬 말고도 국경을 공유하는 섬 목록이 있는데 무려 세 나라가 나눠 가진 섬도 네 개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동남아시아에 있는 보르네오 섬이다. Märket 섬에 비해 엄청나게 크긴 하지만,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인도네시아(70%)와 말레이시아(25%), 브루나이(5%)가 보르네오 섬을 차지한다. 나머지 섬 목록을 확인하시려면 위키피디아로. Märket 섬 풍경을 좀 더 감상하시려면 플리커로!

Source: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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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3개:

  1. 음하하하하! 이것은 기적입니다! 내 생에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습니다! :-) 조커님이 잠 잘 시간이라 이게 가능하군요.



    저 섬 사람들은 살기가 애매하겠네요. 한 걸음 잘못 걸으면 월경하는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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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ooo - 2009/07/03 15:47
    헉.. 미처 홍보하기도 전에 오시다니. 조커보다 더 대단하십니다. 조커는 홍보해야 나타나거든요. ㅋㅋ

    섬은 무인도랍니다. ㅋㅋㅋㅋ 이게 바로 선댓글 후감상의 병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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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코끼리보다 이게 좀 더 흥미롭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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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odlinuf - 2009/07/03 15:52
    선댓글 후감상이라기 보다는 세세히 읽지 않은 자의 결말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설마 11번째 줄과 12번째 줄 사이에 걸쳐 "무인도로서"라는 말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푸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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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mooo - 2009/07/03 15:47
    ㅍㅎㅎㅎ 뭐, 저도 그다지 mooo님과 다르진 않습니다. 남들 글 천천히 정독하면 좋겠지만 워낙에 정보가 넘치는지라 오래 머물 순 없어서요. 이해 하고도 남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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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cat - 2009/07/03 15:56
    저라고 맨날 성공하겠습니까.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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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대때 등대지기 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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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국경선이 마치 과일등을 찝어 먹을 때 사용하는 그 긴 칼모양이 생각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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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우와. 좋은게 좋은 거라고 사이좋게 나눠 가지고 있으니 다행(?)이네요. 쪼꼬만 섬 가지고 서로 많이 가질거라고 아웅다웅하면 소인배처럼 보일텐데~ ㅋㅋ

    아하~~ 보르네오섬이 세 나라의 영토라는 것도 저는 여기서 처음 알고 갑니다! ㅋㅋ



    ps. 전 코끼리도 나름 재미있었어요. 앞 코끼리 엉덩이에 얼굴이 바로 붙어있는 듯한 디자인의 정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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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우와 해안선때문에 싸울거라 예상했는데 아니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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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긴꿈 - 2009/07/03 16:19
    참 외로운 직업일 거 같은데. 그 때 그 일은 구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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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영민C - 2009/07/03 16:29
    제가 본 적이 없어서. 아하하하 찾아봐야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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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푸헐.......



    이런것 보면... 인터넷은 더 자유로운 세상이라는 것에 마음에 들긴 합니다...





    어릴때 땅따먹기 놀이하던 생각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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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mooo - 2009/07/03 15:47
    글 쓰고 5분만에 댓글이 달렸으니 거의 올리자 마자 댓글을 다셨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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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kissingyoun - 2009/07/03 16:37
    역시 관대하신 kissingyoun님! 흑흑.. 흰고양이 님은 별로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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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Joshua.J - 2009/07/03 17:13
    과거에 땅따먹기 하도 많이 해서 이제 관심 없어졌나 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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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강팀장 - 2009/07/03 18:15
    제가 땅따먹기에 일가견이 좀 있었는데. ㅍ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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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mooo - 2009/07/03 15:47
    뿌우 '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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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독도도 나눠먹자고 하면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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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저 쪼그만 땅을 두 나라가 묘하게 가졌네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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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공존하는 두나라 보기 좋으네요.

    사이프러스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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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hyomini - 2009/07/03 19:13
    마침 관심 블로그 목록 보고 있던 중에 글이 딱 올라오더라구요.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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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Odlinuf님 덕택에 제 상식이 많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모든 분단의 단초는 러시아가 제공한 것인가요... 부동항에 대한 집념은 여기저기 아픈 흔적을 많이 남겨놓았군요. 저 작은 섬에도, 독일에도(통일된 지금에도 후유증은 남아있고), 그리고 한반도에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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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보르네오섬에서 국가대항전을 해도 좋겠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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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아직 새 글이 안 올라왔어!!!!!! 뿌우 '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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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묘하게 지도를 출력해서 점선대로 오린 다음 뒤틀린 두 부분이 완벽하게 합동(산수 책에 나오는 그 합동!)인지 확인하고 싶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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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저 코딱지만한 땅을 저렇게 나눠먹다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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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cat - 2009/07/03 15:56
    포스트보다 이게 더 재밌어요!! 어떡해!!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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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hyomini - 2009/07/03 19:14
    언감생심 꿈도 꿔선 안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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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cat - 2009/07/03 15:56
    누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글에 집중하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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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오우 보르네오 섬. 코타키나발루 갔을때 방문해 봤었지요. 키나발루산을 못올라 간 게 조금은 안타깝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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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가장 많이 나눠가진 섬은 유라시아죠 (퍽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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