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캐나다 전통주, 발가락 칵테일

UPDATE(2009.8.27, 오전 9:34)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글 마지막에 발가락 칵테일에 든 발가락 사진 큰 거 한 장(링크)과 발가락 칵테일 마시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전통주라고 부르는 기준이 뭘까 싶어서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예로부터 내려오는 방식으로 담근 술"을 일컬어 전통주라고 한단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캐나다의 이 술은 전통주일까? 판단은 여러분께 맡긴다.

photo via Sourtoe Cocktail Club

미국 알래스카와 경계를 이루는 캐나다 유콘주에 도슨(Dawson)이라는 도시가 있다. 도슨시에 있는 다운타운 호텔 바에 가면 다른 곳에선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술이 있는데, 바로 사람 발가락으로 담근 술이다. 정식 명칭은 "Sourtoe Cocktail". 벌써 보셨겠지만, 왼쪽 사진에 있는 발가락이 그 술에서 나온 것이다.

이 발가락 칵테일의 유래는 이러하다. 1920년대 Liken 형제는 캐나다와 미국을 오가며 럼주 배달로 생계를 이었다고 한다. 독주인 럼주는 겨울에 더 잘 팔렸을 테니 겨울에도 눈보라를 헤쳐가며 배달하곤 했는데 어느 날 Louie가 물에 발을 적셨던 모양이다. 국경을 넘어 술을 배달했으니 밀반입이 분명하고 더군다나 미국은 금주령이 내려졌던 시기니 혹시나 산악 경찰이 쫓아올까 싶어 발가락을 말리지도 못한 채 그대로 걸었다고 한다. 곧이어 Louie는 동상에 걸렸고 형제는 그 발가락을 잘라내기로 했다. 그렇게 잘려 나온 발가락을 알코올에 담아 도슨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 보관했다. 시간은 흘러 1973년, Dick Stevenson이란 사람이 창고를 정리하다 이 단지를 발견했고 주변 사람들과 의논을 거친 다음 이 술(?)을 호텔 바에서 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Louie의 발가락은 이로부터 7년 뒤인 1980년 7월, Garry Younger라는 사람이 삼켜버려 남아있지 않다. 당시 Garry는 이 발가락 칵테일 많이 마시기 기록에 도전 중이었는데 열세 잔째 마시려던 찰나 의자가 뒤로 넘어가는 바람에 60년 묵은 발가락을 삼킨 것이다. 이후 발가락 일곱 개가 술집에 기증돼서 다행히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인증서 수여식? photo by Blaine Pearson (c) Some rights reserved.

남들에게 발가락 칵테일을 진짜로 마셔봤다고 얘기하려면 한가지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고 한다. 단숨에 들이키든 몇 번을 나눠 마시든 반드시 발가락이 입술에 닿아야 한다는 것. 삼킨 사람도 있거늘 뽀뽀라고 못할까. 발가락 칵테일을 마시고 싶은 분은 지금 바로 캐나다 도슨으로! 난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참고로 술잔에 넣는 발가락은 탈수시켜서 소금에 절여 보관하며 주문이 있을 때마다 꺼내는 모양이다. 사진 더 보러가기 발가락 확대한 사진 보기(이 사진은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음)

Source: Sourtoe Cocktail Club


프러포즈도 하고 기록도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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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3개:

  1. 우리나라 군대 전통주(?!) '족주'랑 흡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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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ㅎㅎㅎㅎ 재밌게 보고 갑니다.^^

    저녁시간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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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cat - 2009/08/26 15:29
    마셔보질 않아서.. 맛있나요? +_+

    쩜냥이님이 채찍질한 덕분에 간만에 마음에 드는 글 하나 올렸는데 어떤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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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하수 - 2009/08/26 15:35
    하수 님도 굳이브닝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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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으....술맛 떨어지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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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전, 발가락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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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술은 좋아하지만 저런 술은 사양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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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 이건 아니잖아요`~~ 암만~! 우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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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으윽... 약간 혐오스럽지만 그래도 며칠만에 보는 오들리너프한 글인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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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헉... 첨에 사진만 봤을땐 발가락인줄도 몰랐습니다. [밤]인줄 알았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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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으으 ㅡㅡ;;; ........ 무서ㅜ어요;;

    그나저나 이름에 Noel__을 적고 비밀번호에 트위터 비번을 적을 뻔 했어욬ㅋㅋㅋㅋㅋㅋ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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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때에 따라 독특한 냄새도 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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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JUYONG PAPA - 2009/08/26 16:37
    휴가 다녀오신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그림을 보시게 해 대단히 송구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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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rince - 2009/08/26 17:26
    저는 발가락은 좋아합니다. 가끔씩 뽀뽀도 한다구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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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누마루 - 2009/08/26 17:53
    발가락은 좋아하지만 저런 발가락은 저도 사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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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怪獸王 - 2009/08/26 18:06
    너무 좋아하시는 거 아닙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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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회색웃음 - 2009/08/26 18:08
    발가락을 오래 담궈 놓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살짝 담갔다가 빼는 건데요 뭘. 발 씻은 물 마신다고 생각하시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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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궁시렁 - 2009/08/26 20:36
    저도 많이 그리웠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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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연님 - 2009/08/26 21:29
    발가락 사진 큰 거 하나 있었는데 다들 혐오스러워 하실까봐 올리지 않았어요. 원하시면 가져다 놓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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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Noel - 2009/08/26 21:34
    노엘님이 트위터에 푹~ 빠지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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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아무개 - 2009/08/26 21:50
    술에서 내 남자의 향기가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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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띠용 - 2009/08/27 00:09
    술이라면 사족을 못쓰시는 우리 띠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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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저도 마셔본적은 없고 학교 선배가 이야기해주시더라구요. -_-;;;;

    참고로 '족주'와 받침만 다른 'X주'도 있다고 하더군요. (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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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odlinuf - 2009/08/26 22:06
    원합니... 아니 원하지 않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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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연님 - 2009/08/26 21:29
    아무래도 이건 연님이 원하시는 게 분명하다고 판단해서 동영상도 올리고 사진은.. 그냥 링크로 대신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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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전통'주'라기보다는 전통이군요. 좀 엽기적인...

    술은 전혀 마시지 않기 때문에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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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cat - 2009/08/27 03:32
    족주는 그렇다 치고 다른 건... 뻥이 섞였을 가능성 99%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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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Beatle - 2009/08/27 09:48
    저 술집 전통이죠? ㅎㅎ

    술 좋아하시는 분도 패스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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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술은 좋아하지만...........



    하고 많은 부위중에 발가락;;;



    아니...그래도 다른 부위도 술에 넣기에는 좀 거시기 하군요-_-;;;

    아니...그 전에 이상한 이물질 술에 넣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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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우...욱-_-;;;

    이건 슬쩍 혐오글 ㅎㄷㄷ

    크크.



    색다른 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발가락 칵테일은 오마이갓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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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가끔 사람들이 생일축하주라고 이상한거 만들어서 먹이는 이벤트와 저 이야기가 쫌,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 군대라는 환경을 생각해보면.... 99%까진 아닐듯.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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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잘보고 갑니다 스크랩 해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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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mahabanya - 2009/08/27 11:26
    저건 그냥 술에 발가락 잠깐 넣었다 빼는 거지만 제보에 의하면 쥐로 만드는 술도 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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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 @Briller Kate - 2009/08/27 12:07
    저도 이런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 주인장이긴 하지만 오마이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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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cat - 2009/08/27 14:26
    ok, 그럼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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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정현승 - 2009/08/28 11:08
    출처를 명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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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우아 이건 정말......뭐라 딱 말이 떠오르지 않는 그런 풍경이군요 ㅠㅠ

    사연을 읽어내려가다 보니 절로 안구에 습기가 차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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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왜 귀한 술에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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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으악,저 발가락사진보고 졸도하는줄알았습니다

    아파트한채준다면모를까 전 술잔마시며 발가락에 입맞추고 절대못합니다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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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오늘의 스토킹은 발꼬락땜에 여기서 그만!!!

    ㅠㅠㅠㅠㅠㅠㅠ 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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