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2009.8.27, 오전 9:34)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글 마지막에 발가락 칵테일에 든 발가락 사진 큰 거 한 장(링크)과 발가락 칵테일 마시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전통주라고 부르는 기준이 뭘까 싶어서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예로부터 내려오는 방식으로 담근 술"을 일컬어 전통주라고 한단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캐나다의 이 술은 전통주일까? 판단은 여러분께 맡긴다.
photo via Sourtoe Cocktail Club
이 발가락 칵테일의 유래는 이러하다. 1920년대 Liken 형제는 캐나다와 미국을 오가며 럼주 배달로 생계를 이었다고 한다. 독주인 럼주는 겨울에 더 잘 팔렸을 테니 겨울에도 눈보라를 헤쳐가며 배달하곤 했는데 어느 날 Louie가 물에 발을 적셨던 모양이다. 국경을 넘어 술을 배달했으니 밀반입이 분명하고 더군다나 미국은 금주령이 내려졌던 시기니 혹시나 산악 경찰이 쫓아올까 싶어 발가락을 말리지도 못한 채 그대로 걸었다고 한다. 곧이어 Louie는 동상에 걸렸고 형제는 그 발가락을 잘라내기로 했다. 그렇게 잘려 나온 발가락을 알코올에 담아 도슨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 보관했다. 시간은 흘러 1973년, Dick Stevenson이란 사람이 창고를 정리하다 이 단지를 발견했고 주변 사람들과 의논을 거친 다음 이 술(?)을 호텔 바에서 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Louie의 발가락은 이로부터 7년 뒤인 1980년 7월, Garry Younger라는 사람이 삼켜버려 남아있지 않다. 당시 Garry는 이 발가락 칵테일 많이 마시기 기록에 도전 중이었는데 열세 잔째 마시려던 찰나 의자가 뒤로 넘어가는 바람에 60년 묵은 발가락을 삼킨 것이다. 이후 발가락 일곱 개가 술집에 기증돼서 다행히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남들에게 발가락 칵테일을 진짜로 마셔봤다고 얘기하려면 한가지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고 한다. 단숨에 들이키든 몇 번을 나눠 마시든 반드시 발가락이 입술에 닿아야 한다는 것. 삼킨 사람도 있거늘 뽀뽀라고 못할까. 발가락 칵테일을 마시고 싶은 분은 지금 바로 캐나다 도슨으로! 난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참고로 술잔에 넣는 발가락은 탈수시켜서 소금에 절여 보관하며 주문이 있을 때마다 꺼내는 모양이다. 사진 더 보러가기 발가락 확대한 사진 보기(이 사진은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음)
Source: Sourtoe Cocktail 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