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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4일 목요일

세계 최초 벨기에 채식의 날 지정

고기를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을 일컬어 채식주의자라고 부른다. 채식주의자는 유제품 또는 동물의 알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를 따져 네 부류로 나뉘는데 여기서는 편의상 둘 중 하나라도 먹는 부류와 두 가지 다 먹지 않는 부류만 다루겠다. 유제품과 알은 먹지만 고기는 삼가는 사람을 베지테리언(vegetarian) 이라고 부르며, 고기는 물론 유제품과 알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을 비건(vegan) 이라고 부른다.

이 중에서 비건은 정말 독한 사람들이다. 몇 년 전 타향살이할 적에 비건 커플과 한집에 살았는데 앞서 설명한 대로 고기뿐만 아니라 우유나 달걀까지 먹지 않는 걸 보고 저 친구들은 도대체 무슨 낙으로 살까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기도 했다. 아이스크림도 유제품이니만큼 잘 살펴보고 채식주의자용을 사먹는다. 그 친구들 주식은 쌀과 콩이었으며, 내가 고기류로 요리해 먹는 모습만 보면 장난삼아 트집을 잡곤 했다. 지금에야 드는 생각. 혹시 먹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니었을까? -_- 아무튼, 그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신경(neuron)이 있는 음식이나 신경이 있는 것으로부터 생산된 음식은 전혀 입에 대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우유를 마시면 그 친구들은 두유를 마셨고 내가 고기를 꺼내면 그 친구들은 콩으로 만든 고기를 꺼내 먹었다.

채식주의자 식사
photo by vigilant20. (c) Some rights reserved.

이에 관한 얘기는 더 하려면 할 수 있지만 이쯤에서 접어두고, 이렇게 장황하리만치 부연설명을 한 이유는 벨기에 한 도시가 1주일에 하루를 '채식의 날'로 정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겐트(Ghent)시는 이번 주부터 매주 하루를 고기 먹지 않는 날로 지정해 먼저 시 공무원과 의원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겐트시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은 육식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아울러 비만율까지 줄여보고자 함이다. BBC는 이 기사에서 UN의 말을 빌려 지구온난화의 약 1/5 정도가 가축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겐트시에 있는 학교는 올 9월부터 채식의 날을 실시한다고 한다. 채식의 날을 지정한 사례는 세계 최초다.

결국, 우리는 고기 먹지 않는 날을 일부러 만들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겐트 시민이 얼마나 호응해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가름날 테고 전시행정일지도 모르겠으나, 일단 겐트시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BBC 기사, Guardian 기사

OE. 좋은 소재를 제공해 주신 트위터의 @tekinom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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